◎삼풍건설,4차례나 설계무단변경 증개축/시공후 1년6개월동안 한번도 감리안해삼풍백화점 붕괴참사는 검·경 수사가 진행되면서 건물골조공사의 날림과 역학구조를 무시한 마구잡이 증개축, 그리고 감리·감독소홀등 원인이 복합된 인재였음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붕괴의 결정적 원인이 무엇인지, 삼풍건설산업과 우성건설 어느쪽에 부실공사의 책임이 더 있는지는 수사가 진행돼야 가려지겠지만 현재까지 결과만으로도 이들 모두 책임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풍건설산업은 지난 89년 1월 우성건설측으로 부터 시공권을 넘겨받은 뒤 모두 4차례나 무단으로 증·개축을 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건물의 기본 역학구조를 무너뜨린 것이 건물붕괴의 중요한 원인이 됐을 것으로 지적된다.
삼풍측은 89년 11월 매장시설을 늘리기 위해 2천㎡를 무단 증축하는등 90년 7월 준공검사를 받기까지 3차례나설계를 변경, 멋대로 내부를 개조한 뒤 사후승인을 받는 편법을 썼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지하1층과 2층사이의 빈공간에 슬래브를 설치, 매장과 창고로 사용해왔다.
게다가 무너진 A관 옥상의 뒤편에 설치됐던 동하중 85톤 가량의 냉각탑 4개를 89년 7월 주민들이 소음과 미관상 이유로 이전을 요구하자 역학적 고려없이 건물앞쪽으로 옮기고 방음판까지 설치했다.
다음으로 검찰은 건설기술관리법상 상주감리를 해야하는 건축사무소가 시공후 1년6개월동안 우성건설에 대해 한번도 감리·감독을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 건물의 안전점검에 소홀히 해온 점을 중시하고 있다. 특히 우성건축사무소는 허위로 중간감리보고서를 작성, 서초구청에 보낸 것으로 확인돼 건설행정의 난맥상을 엿보이게 하고 있다.
검찰은 87년 7월 삼풍백화점 건축공사착공후 89년 1월까지 전체공정의 55.9%를 마쳤던 우성건설에 대한 수사의 초점을 규정된 재료를 사용, 설계대로 정확히 골조공사를 했는지 여부에 두고있다. 검찰은 우성측이 골조공사를 제대로 했다면 건물에 어느 정도의 과부하가 걸리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있다.
검·경은 4일 현장조사 결과 기둥골조와 슬래브의 강도가 기준치보다 훨씬 낮게 시공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잔해들을 수거, 콘크리트배합이나 철근배근등의 부실정도를 조사할 방침이다. 슬래브에 사용된 철근의 굵기가 통상 백화점 건축에 사용되는 22㎜보다 훨씬 가는 19, 16㎜였다는 점등은 부실시공의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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