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정치 어려움” 아쉬움 표명극이 막을 내리면 배우가 무대를 떠나듯이 민자당의 김덕룡 전총장은 4일 조용히 물러났다.
정가의 선망어린 시선과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등장했던 그는 재임기간은 불과 5개월이었다. 재선의원인 그는 지난2월 총장으로 파격적으로 발탁됐다. 이후 그는 당운영에서 여권핵심부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고 세대교체론이 제기되면서 차세대 대표주자로도 부각됐다. 하지만 현실은 혹독했다. 김전총장은 선거기간중 정치개혁, 지역할거혁파를 목 쉬도록 외쳤지만 국민들은 민자당을 외면했다. 그 결과 선거를 책임진 그에게 떨어진 것은 본인도 납득할 수 없는 참담한 패배였다.
그래서 이춘구 대표와 함께 김전총장은 선거후 곧바로 김영삼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김대통령은 당초 이를 수락하지 않았지만 당내 동요가 들끓자 결국 「움참마속」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교감이 있었던 탓에 김전총장은 경질통보를 받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떠날 사람은 떠나야 한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에게도 할 말은 많은듯 했다.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내는 어려움이지…』라고 말을 잇지 못하는 대목에서 그의 속마음이 적지않게 묻어나고 있었다.
이제 그는 평의원으로 돌아가 다른 주연들의 활약을 지켜봐야 한다. 그렇다고 김전총장이 관객속에 완전히 묻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같다. 유신, 5공시절에도 익명의 정치인으로 폭넓게 움직였듯이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이상인 「개혁정치」를 향해 쉼없이 움직일 것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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