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재중 상공인 좌담(중국리포트:10­2)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재중 상공인 좌담(중국리포트:10­2)

입력
1995.07.05 00:00
0 0

◎“대중진출 내수시장확보에 초점을”/「게임의 법칙」 아직 생소… 제도·의식 철저 조사해야/방산부문 등 상용화에 박차… 첨단기술 공조계기로/경제개방 생활향상 큰몫… 등사후도 지속추진 전망□참석자

정재관 대한상의회장 현대그룹중국총대표

정봉익 중소기업진흥공단 베이징사무소장

이보우 외환은행 베이징사무소 수석대표

오수종 천해유한공사회장

양승윤 한중민간경제협의회이사

◇사회=송대수 베이징특파원

시간:3월28일 하오

지난 92년 수교이후 한·중 양국의 인적·물적 교류는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이 가진 잠재적인 시장성과 활동여건등으로 우리나라에는 중국열풍이 불고 있다. 수많은 우리기업들이 합작회사나 현지법인등을 세워 중국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성공과 실패는 엇갈린다.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기업인과 금융인들에게서 중국진출에서 얻은 경험과 중국경제의 미래상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다.<편집자주>

―지난해 한.중간 교역량은 1백10억달러를 넘어섰고 경제전반에 걸쳐 여건과 상황변화가 대단히 컸다고 생각됩니다. 중국대륙 경제현장을 뛰시면서 교류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계신 여러분의 고견을 듣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92년 한·중수교가 정식으로 맺어진 후 국내에서는 중국열풍이 정치 사회 경제등 전반에 몰아쳤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의 한중간 교류관계를 설명해 주십시오.

▲정=수출입면에서 매년 20∼3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출이 61억달러, 수입은 55억달러였으나 업계는 올해에는 수출과 수입이 각각 80억달러와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김영삼대통령 방중이후 대기업의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최근들어서는 중국 어느 곳에서나 한국기업과 유학생을 만날 수 있고 한국산 물건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의 진출은 중국법률과 제도가 정비되지 않고 비합리적인 요소가 많아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중국에서의 경험과 대처하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소개해 주십시오.

▲오=우선 한국인들이 중국을 현상적이고 피상적인 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곤란합니다. 중국은 비록 사는 모습과 외모는 초라하고 남루하지만 한정된 부를 똑같이 분배, 전국민이 기아에서 해방됐다는 평등의식이 확립된 나라입니다. 앞으로 영원히 공존해야할 이웃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해 접근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중국인을 옛날 공맹사상에만 매달려 있다고 생각하면 잘못입니다. 50여년간 공산주의 체제에서 생활한 사람들이란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소유 성취 법규에 대한 관념이 부족하고 인치가 우선됐던 사회에 익숙한 것이 현재의 중국입니다. 또 최근들어 가치개념을 돈에 두는 소집단의식이 성행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것이 중국전체의 모습은 아닙니다.

▲양=게임의 법칙이 서있지 않은 나라가 중국입니다. 제도가 미비한데다 제도조차도 제대로 집행되지 않습니다. 한 중국법조인은 소송사건의 경우 법이 40%, 관시(관계) 30%, 그밖의 방법이 30%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실례로 재판에서 외자기업이 승소하더라도 법집행이 안되는 경우도 있고 지방으로 갈수록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중국의 제도나 의식, 시장에 대한 조사가 다방면에 걸쳐 철저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이=투자자들은 사업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중국의 제도나 시스템만을 탓할 것이 아닙니다. 실패한 사람들은 인간관계와 일을 혼동하거나 너무 안이하게 접근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실패의 원인이 투자자 자신의 문제지 중국측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스스로를 더 다듬고 우리쪽에 문제의 초점을 맞춰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덩샤오핑(등소평)사후 경제분야에서의 변화를 전망해주십시오.

▲오=일부에서 위기설등을 제기하고 있지만 개혁 개방은 등사후에도 도도한 흐름으로 역류할 수 없을 것으로 봅니다. 인민들은 경제개방을 통해 향상된 생활과 자유를 향유하고 있습니다. 체제불안요소로 도농간 격차 지역간 갈등등이 꼽히고 있습니다만 현중국지도부가 이를 인식하고 다각도로 대처하고 있어 조만간 대책이 세워질 것으로 봅니다.

―우리기업의 중국투자는 단기적인 이익에만 치우쳐 장기적인 면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정=국교수립 4년째인 상황에서 이 문제를 논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장단기전략에 대한 논의는 크게 중요한 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양=중국의 시장경제 실험은 최근들어 지역 중심의 점조직형태에서 내륙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우리기업들은 노동력 하나만 보고 중국에 진출했는데 앞으로는 자원과 시장을 봐야합니다. 중국시장의 거대한 규모를 감안하면 내수시장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정=중국은 소재분야와 방위산업관련부문에는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과학원산하 1백53개연구소 모두가 보유한 기술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앞으로 4∼5년간 좋은 기술을 값싸고 용이하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현재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의 고수와 시장경제의 도입이라는 양립하기 힘든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시장경제도입을 위한 개혁·개방의 한계와 성공여부를 분석해 주십시오.

▲이=서구의 일반적인 정치모델이 중국에 반드시 효율적이겠는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거대한 땅과 인구 12억이라는 요소가 중국의 특수성입니다. 중국당국은 나름대로의 방안과 선택으로 백성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되며 여타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정=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현체제는 어느 정도까지는 중국경제발전에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중국내에 7인이하 개체호업체는 1천9백만개인데 소유주는 연소득이 5만위안(원·한화 5백만원)이 넘는 고소득자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순수한 사회주의 체제가 지탱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