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부패·변질로 육안식별 불가능/두개골 촬영·유전자감식법 등 계획실종자 가족들이 『시신이라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절규하고 있지만 사망자 확인작업 자체도 용이한 일이 아니다. 희생자 대부분이 붕괴충격으로 인해 신체가 많이 훼손돼 있는데다가 시간이 경과하면서 그나마 부패등으로 시신이 변질돼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대는 일단 사망자들을 발견하면 신분증과 소지품을 찾아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이같은 것이 없을 경우에는 일일이 사인펜 잉크를 손가락에 발라 지문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확인을 의뢰하고 있다. 이와함께 파악가능한 기본적 인상착의와 입고 있는 옷가지등을 상세히 기록, 실종자들에게 공지함으로써 신원을 찾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본적인 확인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일단 백화점 직원과 일부 고객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망자들이 신분증과 소지품등으로 신원확인이 불가능한데다 사망 3∼4일이 지나 지문채취도 수월치않다. 특히 상당수 사망자들이 붕괴초기 발생한 화재로 타버렸거나 콘크리트등에 짓눌려있는 알아볼 수 없는 상태이다. 또 시신들이 화재진화시 고인물에 잠겨 부풀어 오른 상태여서 얼굴모습을 알아보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다.
구조대는 이같이 육안으로 신원파악이 불가능한 사망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요청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신원확인 방법은 4가지.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유골의 상태로 성별과 나이등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이보다 발전된 방법은 골상학과 컴퓨터를 활용한 「슈퍼임포즈」(SUPER IMPOSE)법이다. 이 방법은 실종자의 얼굴 윤곽이 뚜렷한 사진과 같은 각도로 사망자의 두개골을 촬영, 컴퓨터를 이용해 눈 코 귀등의 위치와 각도등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더 확실한 방법은 통상 「유전자 감식법」으로 알려진 핵 DNA 염기 서열 분석법이다. 이 방법은 사망자의 세포에서 핵 DNA를 추출, 유족들의 것과 비교해 동일인 여부를 판명하는 것이다. 유전자 감식법을 통하면 최소한 10년정도 된 유골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어 이번에 사망한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기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전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방법은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서열 분석법이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조직이 화학적으로 안정돼 있어 거의 1백%에 가깝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대책본부측은 우선 기초적인 방법들을 동원, 신원확인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이같은 방법이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된 시신은 슈퍼임포즈, 유전자 감식법, 미토콘드리아 DNA 감식법등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앞으로도 상당기간 실종자 가족들의 애를 태울 것으로 보인다.<박희정 기자>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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