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작품 어두운 유머·초현실이미지 많이 사용70년대 중반 호주영화를 중흥시킨 뉴 웨이브의 기수 중 한 명이었던 피터 와이어(PETER WEIR·49)의 작품은 정신적이고, 영적인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는 특히 최면적이고, 신비감이 가득한 분위기 조성에 뛰어난데, 이같은 특징은 그의 초기 작품 중의 하나인 「행잉 록의 피크닉」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장면묘사와 분위기가 어찌나 초현실적인지 비몽사몽간의 경험같다. 와이어는 자연능력에 대한 경의와 존경(마지막 파도), 문화의 충돌(위험한 생의 한 해),인간의 소외, 행동밑에 깔린 시성등을 추구하고 있다. 그는 「경이감의 창조」를 창작목표로 한다.
와이어의 이같은 특성과 통찰력이 할리우드의 오락성과 맞아 떨어진 작품이 우아함과 스타일을 갖춘 범죄 멜로드라마 「위트니스(WITNESS·85년)」다. 그의 첫 할리우드작품인 이 영화는 장소가 발산하는 강렬한 분위기와 정열적인 사랑의 열기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바람에 흔들리는 키 큰 밀밭의 지평선 아래서부터 점점이 다가오는 농부들을 롱샷으로 잡은 첫장면부터 장소가 강조되고 있다. 또 이 영화는 문명세계를 등지고 검소하고 평화로우며, 종교적인 삶을 영위하는 아미시(검소하게 생활하는 종파인 메노파의 한 분파)농부들의 일상을 꾸밈없이 묘사, 와이어의 전통문화의 신비성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랭카스터 카운티의 아미시사회에 숨어든 필라델피아의 터프한 형사 존(해리슨 포드)의 문화충돌과 로맨스, 그리고 피비린내 나는 살륙이 중심내용이다. 와이어의 단골 촬영감독인 존 실이 찍은 촬영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그중에서도 특히 로맨틱한 장면은 차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샘 쿡의 노래 「멋있는 세상」에 맞춰 존과 젊고 아름다운 아미시 과부 레이첼(켈리 맥길리스)이 헛간에서 춤추는 모습. 또 풍만한 상반신을 드러낸 채 스펀지로 몸을 닦는 레이첼을 바라보는 존의 눈길과 그것을 되받는 레이첼의 눈길이 충돌해 방전하는 불꽃은 관객을 감전시킬만큼 강렬하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마지막의 요란한 할리우드식 처리는 그때까지의 작품분위기에 안 어울리는듯 하지만 당연하고 솔직한 처리였다. 작품, 감독등 8개부문에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 각본과 편집상을 받았다.
학교를 중퇴한 뒤 아버지의 부동산업 인수를 거부하고 유럽을 무전여행으로 떠돌아 다니며 경험을 쌓은 와이어는 호주 커먼웰스 필름유니트에서 공부했다. 초기에는 어두운 유머와 초현실적 이미지를 많이 사용했다.
호주가 갖고있는 에너지와 가능성, 자의식, 뿌리의 단절등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는 와이어는 늘 이미지 자체보다는 그것의 뒤에 있는 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의 다른 영화로는 「해리슨 포드의 대탐험(THE MOSQUITO COAST)」 「죽은 시인의 사회」 「그린카드」 「두려움 없이」등이 있다.<미주본사 편집위원>미주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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