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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실종가족 주변(삼풍백화점 붕괴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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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실종가족 주변(삼풍백화점 붕괴참사)

입력
1995.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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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장례식 “통곡의 바다”/“진혼탑세워 교훈 삼아야”/부상자,위로금을 “성금 써달라”/매몰추정위치 제보 100건 쇄도사고발생 나흘째인 2일 사망자들의 시신이 속속 발굴되는 가운데 아직도 구출의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들이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한편에서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가슴에 묻는 비통한 오열속에서 이날부터 희생자들의 장례가 시작됐다.

○…서울 강남성모병원 영안실에서는 이날 상오 사고로 숨진 김연희(34·삼풍직원), 이정순(48·여), 황혜숙(40·여)씨등 희생자 3명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특히 두달전 아버지를 여읜데 이어 어머니마저 잃어 졸지에 천애고아가 된 아들(국교3년)이 시종 『엄마』를 부르며 운구행렬을 뒤따라가며 울어 주위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이번 사고로 부상, 서울 동대문구 서울성심병원에 입원중인 박선희(24·여)씨는 서울시장 위로금 20만원을 이번 재해기금으로 써달라는 의사를 대책본부에 전달해왔다. 또 강남병원은 부상자 가족들을 위해 병실밖에 돗자리와 텔레비전을 설치해 주었으며 강남성모병원에는 사고당일인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1천여명의 시민이 나와 헌혈을 하고 돌아갔다.

○…강남구 삼성동 지방공사 강남병원에 입원해 있는 생존자 24명은 남자 1명만 중환자실에 입원했을뿐 나머지는 모두 건강이 양호한 상태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김석호(60)씨도 혈압이 좀 높아서 관찰하는 것일뿐 건강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구조된 생존자들은 시력보호를 위해 눈을 계속 가리고 있으나 2일 아침부터는 미음을 조금씩 먹는등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가족들은 『궂은 일을 맡아서 하는 불쌍한 사람들이라 하늘이 도와준 것같다』고 입을 모았다.『다른 분들도 많이 구조되고 있냐』며 여유를 되찾은 생존자 윤성희(60)씨는 『백화점이 무너진 자리에 충혼탑을 세워 후세에 교훈이 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대책본부와 소방대 지휘본부등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속속 밀려와 매몰 추정 위치를 알려주는등 제보자들로 북새통을 이뤄 이날 하루에만 1백여건이 넘는 제보가 쇄도했다. 실종자 대책협의회(대표 이지식·55)는 이날 실종자 가족 1백75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어 중장비를 동원, 조속한 구조작업을 벌여줄 것을 요청하는 결의문을 채택, 대책본부에 건의했다. 한편 사고 현장에는 대책본부측이 경찰 병력을 동원, 시민은 물론 구조대원과 취재기자까지 사고현장 접근을 통제, 곳곳에서 마찰을 빚었다.

○…「사고수습 안내센터」가 설치된 서울교대 체육관에는 실종자 가족 1천여명이 몰려 체육관 구석에 설치된 실종자 조회컴퓨터를 수시로 확인해 보는등 가족의 생사확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체육관 안팎에는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에 실종자의 인상착의와 나이, 사진등을 부착한 벽보가 나붙어 83년 「이산가족찾기」당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최서용·윤태형·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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