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만에 시험관아기 “득남”… 친구집 간다더니『누가 내 아내와 내 아들을 본 사람 없습니까』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18개월된 아들과 임신 8개월째인 아내의 행방을 애타게 찾고있는 차문환(37·사업·경기 구리시 교문동)씨는 일가족을 한꺼번에 잃은 충격으로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한채 울부짖었다. 차씨는 대학동창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간 아내를 찾기 위해 나흘째 밤을 새우며 병원영안실과 사고현장을 오갔지만 흔적도 찾지 못했다.
두살바기 아들 재호는 결혼 7년만에 서울대병원에서 인공수정을 통해 시험관아기로 어렵게 낳은 5대장손이다. 금지옥엽같은 재호와 부인 이보숙(37)씨가 천근만근이나 되는 철근콘크리트 더미에 깔려있다는 끔찍한 생각에 차씨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이었다.
차씨는 29일 하오 6시께 TV를 통해 삼풍백화점 붕괴소식을 듣고 순간적으로 불길한 예감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대학동창모임 참석을 위해 나갔던 부인 이씨가 『귀가길에 삼풍아파트에 사는 친구의 집에 들렀다가 오겠다』고 전화한지 불과 몇시간 후였다. 『설마… 삼풍백화점에 들르지는 않았겠지』 차씨는 아내와 아들이 사고현장에 있었을리 만무하다고 애원하듯 되뇌이며 불안한 심정으로 삼풍아파트에 사는 부인 친구집에 전화를 했다. 아직 집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동에 사는 부인의 친구는 하오 5시께 친구 2명과 함께 승용차를 함께 타고 삼풍아파트로 출발했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전했다.
친구집에 빈손으로 가기 미안해 과일이라도 사러 백화점 슈퍼마켓에 들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차씨는 사고현장으로 달려갔다. 병원영안실을 샅샅이 뒤졌다. 그러나 부인과 아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86년 중매결혼한 차씨부부는 결혼초 아이를 갖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장손인 남편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부인 이씨는 무던히 애를 썼다. 이들 부부는 결국 7년만에 어렵게 바라던 사내아이를 낳았다. 비록 인공수정을 통한 시험관아기였지만 차씨부부의 애착은 남달랐다.
사고소식에 처가는 물론 친가어른들도 모두 실신하고 말았다. 넋을 잃은 듯한 차씨는 기자의 손을 붙잡고 『내 아내와 아들을 찾을 수 없냐』고 통곡했다. (연락처:(0346)556―4341, (02)816―1211)<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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