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작전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무사히 구출된 24명 생존자들의 사투는 인간승리의 표본이었다.붕괴된 삼풍백화점 A동지하3층에 매몰된 환경미화원 24명을 구조한 구조반의 10시간30분에 걸친 구조작전은 온 국민의 손에 땀을 쥐게 했고 커다란 재난의 탄식속에서 환성을 지르게 했다.
공기도 안통하고 먹을 것도 마실물도 없는 비좁은 공간에서 구조의 손길이 닿을 때까지 51시간이란 길고도 정말 참기 어려웠을 시간동안 칠흑같은 어둠과 싸우고 입을 넘실대는 사신과 대결해야하는 극한상황의 공포에 휩싸이면서도 서로 위로하며 의견 충돌없이 잘 버텨내 무사히 구출된 이들의 인간승리와 구조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낼뿐, 무슨 위로의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
구조반이 이들 생존자의 인기척을 들은 것은 1일 상오11시40분께. 하오7시께 미화원 탈의실 부근까지 접근했다. 터널을 뚫어 구조반원들이 들어가 미화원을 처음 구출해 낸 것이 하오 9시께였다. 숨을 죽여가며 TV카메라를 통해 현장중계되는 구출순간을 지켜본 온국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그후 2∼5분 간격으로 24명은 전원 무사히 구출됐다.
미국 오클라호마 연방빌딩 폭파로 파괴된 건물잔해속에 묻혀 있다가 72시간만에 구출된 기적을 우리 구조반이 이루어낸 것이다. 생존자들도 그 생지옥에서 구출될때 먼저 나갈 차례를 정해 나이많은 사람들부터 앞세우는등 끝까지 당황하지 않고 질서를 지켜 한사람도 희생되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들이 구출되는 순간 국민도 날벼락 같은 삼풍백화점 붕괴로 받았던 충격과 분노를 잠시나마 잊고 구조반의 죽음을 무릅쓴 구조활동에 감동했으며 인명의 존엄성을 새삼 실감하는 모습이었다.
이 극적인 구조활동과 미화원들의 인간승리에서 우리는 귀중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아무리 큰 재난을 당하더라도 철저한 인명존중의 정신속에서 구조활동을 잘만 펴면 얼마든지 인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미화원들처럼 사신앞에서도 정신을 차리는 용기를 잃지 않고 참아낸다면 구조될 수 있다는 것도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한다.
구조반의 침착하고도 용기있는 구조활동은 이번 구조작업에서 엉망진창이었던 정부 구난기구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구난활동의 새 이정표로 삼았으면 한다.
삼풍백화점의 매몰지역 어디엔가는 아직도 생존자가 남아있을 가능성을 이번 구조는 시사해 준다. 그리고 이들을 구출해 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아울러 갖게 한다. 실제로 곳곳에서 신호음이 들려오고 있다. 구조대는 24명을 무더기로 살려낸 정신을 살려 마지막 한사람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고 구출해 내는데 최선을 다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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