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가족들 작업 중단되자 격렬항의/핸드폰·무선호출기 생존자확인역 톡톡삼풍백화점 생존자구조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1일 밤 미화원 24명이 극적으로 구조되자 붕괴현장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작업을 벌여온 구조요원들의 사기는 더욱 높아졌다. 중부지방이 곧 장마권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식도 구조대원들의 움직임을 바쁘게 했다.
○…사고 당시 삼풍백화점 지하1층 수입품판매코너에서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실종된 최명석(21·전문대생)군의 아버지 최봉렬(52·사업)씨는 1일 상오부터 구조대원을 따라 생존자 가능성이 높은 지하로 들어가 작업을 도왔다. 최씨는 『젊을 때 전기기술자로 일한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구조대에 끼워줄 것을 간청, 수락을 받았다. 최씨는 『내아들이 지하 어딘가에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내손으로 반드시 아들을 찾겠다』고 말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현대건설과 코오롱건설에서 파견된 관측기술진은 2일 상오 「광파측정기」를 동원, A동 엘리베이터 탑과 중앙홀의 대형유리창의 기울기를 측정한 결과 중앙홀 유리창이 안으로 기울어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 2백톤급 기중기로 유리창을 지탱하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은 이날 하오 붕괴되지 않은채 남아있는 엘리베이터 탑이 붕괴된 안쪽으로 2.3㎝가량 기울어 2차붕괴의 위험이 있다는 관측결과가 나오자 인근 지하철 공사장에서 대형 H빔 3개를 급히 수송, 붕괴된 안쪽에 설치했다.
○…최근 급속히 대중화하고 있는 핸드폰과 삐삐등 무선통신기가 생존자확인에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백화점붕괴 당시 엘리베이터에 갖혀 있던 김동석(서울 성동구 화양동)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핸드폰으로 구조를 요청, 소방헬기가 긴급출동해 김씨등 엘리베이터에 갖혀있던 5명의 생존자를 구출했다. 대한적십자사와 이동통신사들은 실종자들의 호출기번호등을 접수받아 이동통신송신장치를 이용, 30초마다 연속으로 무선호출이나 핸드폰송신을 한뒤 미군측에서 보내온 음파탐지기로 매몰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한편 용기를 북돋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사고 현장에 삐삐수신이 잘되도록 간이중계기와 특별무선호출안테나를 설치했다.(접수처 대한적십자사 295―0321 한국이동통신 212―0945∼6 나래이동통신 567―8015 서울이동통신 557―7015)
○…복구작업이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지휘체계를 잡으려는 본부측과 자원봉사자들간 마찰이 곳곳에서 빚어졌다. 소방본부측은 2일 상오 7시께 해병전우회등 자원봉사자들을 차례로 소집해 「위험예고시 즉각 퇴거할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게했다. 이에대해 자원봉사요원들은 『시신 한 구라도 더 꺼내려고 정신없이 일하는 사람들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왜 오라가라 하느냐』며 거세게 항의하는등 곳곳에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서울시 재해대책본부는 2일 생존자구조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마지막 수단으로 미군측이 제공한 진파탐지기(STOLS)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재해대책본부측은 『진파탐지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조작업을 금지하고 구조인원을 모두 철수시켜야 하는데 B동 지하1층에서 생존자가 발견돼 자원봉사요원들이 당장에는 철수지시에 응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종자가족들은 『사고가 난 지 70시간 가까이 돼 매몰자들이 탈진한 상태여서 신음소리조차 내기 힘들 것』이라며 『지금 당장 기계를 가동하지 않으면 탈진상태에 있는 매몰자들은 모두 생매장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교대 체육관을 임시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실종자가족 5백여명은 2일 새벽 구조작업이 중단되자 사고현장 인근인 지하철 2호선 교대역주변에서 작업재개와 서울시장면담등을 요구하며 격렬한 항의시위를 벌였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대책본부측이 매시간 구조상황을 브리핑해주기로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구조작업을 중단했다며 현장에 진입하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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