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첨단전기로방식 공장완공 생산돌입/97년 조강능력 700만톤 「민간 최대」 야망유원건설 인수등 저돌적인 공격경영으로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보그룹은 아산만 철강단지에 사운을 걸고 있다. 91년 수서사건의 늪에서 헤어나 올해 재계 13위로 부상한 한보의 미래가 철강단지의 성공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1단계 공사를 준공하면서 선보이기 시작한 아산만 철강단지의 면모는 화려하다. 한보는 1단계 공사에서 이미 차세대 철강 생산기법인 박슬래브를 선보여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수조원의 투자비가 들어가는 고로대신 6천억∼7천억원 예산의 소규모 전기로에서 핫코일을 생산해내는 획기적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철광석대신 고철을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도 다르다.
종전까지는 포철처럼 고로를 설치하지 않으면 핫코일 생산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80년대 중반 독일의 SM사가 개발, 미국 전기로 업체인 뉴코사가 처음 도입했고 한보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이 기술을 채용했다. 철광석대신 고철을 원료로 사용하는데다 가공에 적합한 두께로 철판이 나오기 때문에 여러 단계의 압연공정을 단축, 경비절감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96년 말로 예정된 2단계 공사에서는 용선(쇳물)을 생산하는 코렉스(용융환원시켜 원가를 절감하는 첨단방식)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기술이다. 코렉스공장과 DRI공장도 석탄을 가공하는 코크스공장등 별도의 주변시설이 필요한 고로와는 달리 원래 상태의 석탄과 철광석을 사용함으로써 원가와 공해를 줄이는 최신제철 설비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은 것이 부담인 것으로 알려졌다.
97년 완공될 아산만 철강단지는 연 7백만톤의 조강생산체제로 포철(1천7백만톤)을 제외한 민간최대의 제철소가 될 전망이다. 홍태선 한보철강사장은 『세계 30대 종합제철소로 부상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보가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4조3천억원으로 알려진 재원조달이 문제다. 1단계공사가 마무리 된 지금까지 단지조성에 3천억원, 소형봉강(철근) 공장건설에 2천6백억원, 열연공장건설에 6천억원등 1조2천억원이 투자됐고 앞으로 화력발전소건설까지 3조원이상이 들어가야 한다. 한보로서는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보의 정태수 총회장은 1단계 준공식 당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우려를 한마디로 일축했다. 『해외전환사채를 발행하거나 산업은행자금차입등 금융권에서 돈을 갖다쓰고 있다. 부동산 일부를 팔면 운영자금조달은 전혀 문제 없다』는 것이다.
한보는 유럽과 일본에 기술연수단을 파견해 조업기술을 쌓아왔고 포철에서 명예퇴직한 기술인력을 확보했다. 원료(고철)조달도 문제가 없다. 홍사장은 『러시아등지로 고철수입선을 늘리면 원자재확보문제는 해결될 것』 이라며 『고철값 상승세가 진정되고 고철 대체재생산을 위한 DRI공장이 건설되면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