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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과학기술이용 사료해석/일 「첨단사학」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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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과학기술이용 사료해석/일 「첨단사학」 새바람

입력
1995.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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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분석 쌀·민족이동경로 추적/고전연구·지진학까지 다각활용도일본사학계에 첨단과학을 이용한 새로운 사료해석바람이 불고 있다. 종래의 문헌사학과 고고사학의 양대축에 「과학사학」의 한 축이 새로 생긴 셈이다. 고고사학은 주요 선사유물의 연대설정을 위해 방사성동위원소의 반감기와 손상률을 이용한 「탄소 연대측정」에 의존해 왔고 정밀한 연대확정을 위해서는 고생물학의 도움을 받아 수목의 나이테폭을 이용한 「나이테연대 측정법」을 원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추진되는 것은 그런 정도가 아니다. 우선 유전공학을 이용한 전파경로 추정. 한중일 3국 학계의 동북아에서의 쌀의 전파경로를 둘러싼 논쟁중 최근 한국일보에 보도(6월3일자 15면)된 이른바「강남설」은 일본에서도 최신 학설이 돼 있다. 이 학설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역사학자가 아니라 식물유전학의 권위자인 시즈오카(정강)대 농학부의 사토 요이치(좌등양일) 조교수. 그는 쌀의 유전자분석과 전자현미경에 의한 구조분석을 통해 91년에 중국 양쯔강(양자강) 중·하류유역이 현재 일본과 한국의 재배쌀인 자포니카형의 발상지라고 주장했다.

중국에서는 80년대부터 이런 주장이 있었지만 재배종의 선조인 야생종이 발견되지 않아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못했다. 사토 교수는 약 7천년전의 도작유적지인 하모도(하모도)유적에서 발견한 탄화미에 재배종과 야생종이 섞인 사실을 밝혀냈다. 고생물학자들의 도움으로 『7천년전에는 지금보다 이 지역이 온난했다』는 방증도 얻어냈다. 그 결과 인도의 아샘지방에서 나온 야생종이 중국의 운남지방에서 재배종으로 바뀌어 타이완과 일본등으로 해상전파됐다는 일본학계의 해묵은 「화남설」을 뒤집었다.

아자부(마포)대 다나베 유이치(전명부웅일) 교수는 개의 유전자분석을 통해 종의 분포를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유전학전공인 다나베 교수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개의 이동경로가 고대인들의 이동과 직결되는 점에 착안, 일본민족의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지역별 인간의 유전자적 특성분석과 결합한 연구결과 오키나와(유구)견과 홋카이도(북해도)견은 조몽(승문)인들이 남방에서 끌고 온 원시형이며 다른 개들은 이 원시형과 야요이(미생)인, 고분시대의 한반도로부터의 도래인들이 끌고 온 개들과의 혼혈종인 것이 밝혀졌다.

고전문학 연구의 진전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전도쿄대교수 사이토 구니지(제등국치)씨가 창시한 이 분야의 연구는 컴퓨터조작이 가능한 일반인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개기일식의 주기등을 고사기나 일본서기 등에 전해진 신화적 사건들과 결합시켜 역사적 사실의 발생시점과 원인등을 추정하는 작업이다. 이같은 연구의 결과로 신화로 전해지는 기원 248년의 야마타이(사마대)국의 변화등을 추정한다.

고지진학의 발달도 역사해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고베(신호)대지진당시 도쿄대 지진연구소는 과거 8백년간 간사이(관서)지방에서 있었던 지진통계를 발굴, 발표했었다. 일본 사학계의 첨단과학 이용은 과학적 연구의 폭을 넓히는 것으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도쿄=황영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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