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증축으로 구조물 부하 과중/지하주차장 무리한 확장공사 직접원인 추정수백명의 쇼핑객들을 순식간에 매장시킨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부실공사와 사후관리부재가 복합적으로 얽힌 또 한번의 인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건물이 설계단계에서부터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었고 건물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구조적 결함이 심화돼 대형참사를 빚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때문에 사고발생 2∼3일 전부터 슬래브지붕등에 균열이 시작되고 4층바닥이 침하돼 직원등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붕괴위험이 극도에 달했으나 전혀 손을 쓰지 않아 최근의 잇단 사건 사고와 같이 사고 위험을 안고 있는 건물에 대한 무대책이 또 대형참사로 이어졌다고 안타까워 하고 있다.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조대성교수는 『철골로 된 건물이 폭격을 맞은 듯 내려앉은 것으로 볼때 기초설계부터 크게 잘못돼 있었고 부실에 대한 진단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건물의 일부를 증축하는 과정에서 기둥이 견뎌내지 못할 정도의 구조물이 본체에 추가돼 붕괴를 가속화 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풍백화점은 매장등을 늘리기 위해 기둥 보강공사를 실시하지 않은 채 수차례 증축공사와 보수공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삼풍백화점 건물은 지난해 10월 서초구청으로 불법증축사실이 적발돼 위법건축물로 판정됐고 같은해 11월 위법건축물에서 해제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건축과정에서 설계변경이 잦았던 것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건설교통부 남일 건축기획관은 『88년초 우성건설이 이 백화점의 기초공사와 일부 골조공사를 진행하다 삼풍종합건설의 요구로 수차례 설계를 변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경우 건축공사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이미 건축된 구조물의 정확한 위치, 특성등을 파악하기 힘들어 기존 구조물과 신축된 구조물이 따로 노는 현상이 일어날 수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구조물의 이반현상이 붕괴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특히 우성건설은 건축과정에서 공사를 중단했고 삼풍종합건설이 나머지 공사를 맡는 과정에서 건축물 구조전반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고 공사를 강행해 전혀 균형이 잡히지 않은 건축물이 시공됐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철골로 된 건축물은 붕괴되더라도 삼풍백화점같이 구조물 전체가 한꺼번에 주저앉지는 않는다』면서 『전체 구조물들이 이가 맞지 않아 붕괴현상이 장시간 계속됐거나 건축물의 안전도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철골이 기준이하로 부실시공돼 자체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풍백화점은 이처럼 건축공사과정에서 숱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지하주차장을 늘리기 위해 지하에 대한 더파기공사를 하다 구조물을 떠받치고 있는 지하암반에 손상을 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와 경악을 금치못하게 하고 있다. 지하암반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건축물의 안전은 치명타를 입기 때문이다.
삼풍백화점을 건축과 관련된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풍백화점은 개점 당시만 해도 현재와 같은 규모의 지하주차장이 설치되지 않았고 2∼3년이 지난후 하루 아침에 고객들이 현재와 같은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가 있다』며 『이 얘기를 사실로 받아들인다면 지하증축이 붕괴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볼 수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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