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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장 선거결과 분석(6·27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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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장 선거결과 분석(6·27의 선택)

입력
1995.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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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무소속 대약진 기염/기존 여야개념 뒤바꾼 “민의 혁명”2백30명을 뽑는 기초단체장선거에서도 지역분할구도와 함께 여소야대현상이 두드러졌다. 시도지사선거와 마찬가지로 민자당은 부산·경남,민주당은 호남,자민련은 충청지역을 「싹쓸이」하다시피했다. 기초단체장선거의 또다른 특징은 무소속후보가 대거 당선됐다는 점이다. 시도지사선거에선 무소속당선자가 2명에 불과했으나 기초단체장선거에선 지역구분없이 맹위를 떨쳤다.

중앙선관위가 잠정집계한 정당별 당선자수를 보면 민자당이 71명의 당선자를 내는데 그친 반면 민주당은 84명의 후보를 당선시켜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 선거직전 원내교섭단체구성에 성공한 자민련은 23명이 당선됐고 무소속후보는 당초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52명이 당선됐다. 민선기초단체장에서만은 종전의 여야개념이 바뀌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된 셈이다.

민자당은 텃밭인 부산·경남을 석권한데 이어 경기·강원·경북에서 비교우위로 체면을 세우긴 했으나 나머지 지역에선 기대이하의 성적을 기록,전체적으로는 기초단체장정원의 4분의 1수준을 확보하는데 그쳐야했다. 특히 호남과 대전·충남은 물론 정치적 상징성이 가장 큰 서울에서조차 참패한 것은 향후 여권의 입지에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민주당은 민자당과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적극적인 지원유세에 힘입어 호남지역에서의 절대우세를 재확인한데 이어 지난 총선까지 여권강세지역으로 분류된 경기지역에서도 민자당을 견제할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특히 서울시내 구청장선거에서 당초 예상치못한 압승을 거둔데 대해 대단히 고무된 모습이다.

자민련은 기초단체장선거에서도 기대이상의 전과를 올렸다. 대전·충남의 기초단체 20곳중 19곳을 휩쓸었으며 JP바람덕분에 충북에서도 기세를 올렸다. 자민련의 입장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구경북에서 교두보를 마련한 것도 의미가 있다. TK정서의 진원지인 대구에서 구청장 1명을 확보한 것은 자민련의 「충청도당」이미지를 희석시키는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야의 이해관계와는 별도로 무소속후보군도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무소속후보들은 기초단체장선거에서 서울 인천 광주 대전 충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4명이 당선돼 가장 많았고 부산 대구 경남등에서도 여당당선자에 버금가는 결과를 나타냈다. 특정 정당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호남과 영남권에서도 무소속후보들이 대거 당선된 것은 이례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물론 무소속후보당선이 갖는 정치적 의미는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호남의 경우는 무소속당선자가 3명에 불과하지만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공천=당선」이란 공식에 예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와달리 경남과 경북등 여권강세지역에서 무소속당선자가 속출한 것은 공천후유증이 주된 원인이었다. 무소속당선자들이 대부분 친여성향을 분명히 하고있고 일부당선자는 벌써부터 민자당입당을 기정사실화하고있다. 특히 포항은 영남권을 통틀어 민주당후보가 유일하게 당선돼 시선을 끌었다. 민주당의 박기환 후보는 이기택 민주당총재의 총체적인 지원을 업고 포항시장에 당선됐다.

기초단체장선거가 시도지사선거와 유사한 양상을 띤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이번 선거가 지방선거라는 본래 의미에서 벗어나 여야정당대결로 변질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여야지도부가 총동원돼 대규모 지원유세를 벌이는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후보선택기준도 인물이나 정책보다 소속정당이 부각됐다는 지적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독특한 투표방법도 변수로 작용했다. 중도퇴장을 막기위해 기초·광역단체장을 뒤에 투표토록 하는 바람에 시도지사든 기초단체장이든 같은 당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었을 가능성이 높다.<장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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