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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왕축출 하마드 카타르국왕(뉴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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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왕축출 하마드 카타르국왕(뉴스 메이커)

입력
1995.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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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노선 이끌어온 실세 후계자/「권력·돈」 갈등으로 부자의정 끊어『오늘 발생한 일이 기분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단행돼야 했던 일이다』 궁정쿠데타로 부왕을 축출하고 왕위에 오른 하마드 빈 할리파 알타니 카타르 국왕은 27일 인륜을 저버려야했던 자신의 거사에 대한 변명을 대국민담화속에 담았다.

그는 이 담화에서 개혁의 장애가 된 부친을 제거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결단을 옹호하며 카타르의 개혁을 위해 매진하자고 역설했다. 그러나 이번 거사의 이면에는 부자지정마저 끊어 놓은 「권력과 돈」의 냉혹한 속성이 도사리고 있다.

하마드는 50년 도하에서 당시 왕세자였던 할리파 빈 하마드 알타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0대 후반 식민종주국이었던 영국으로 건너가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한 그는 카타르가 완전 독립을 이룬 71년 졸업과 동시에 귀국, 카타르군 중령에 임관됐다.

적자 혈통을 지닌 그의 주위에는 자연 영국등지에서 신교육을 받은 왕족등 지배계층내 젊은 엘리트들이 몰려들었고 그는 자연스럽게 신세대 개혁그룹의 구심점으로 부상했다. 이를 배경삼아 72년 부친 할리파의 궁정 쿠데타 당시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던 하마드는 부친의 즉위와 더불어 왕세자로 책봉됨과 동시에 막강한 국방장관직을 맡아 착실한 「후계자 수업」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3년전부터 국정을 실질적으로 운영해온 하마드는 유능한 신진세대를 정부 고위직에 과감히 기용하고 정부 직책중 과반을 차지하던 외국인을 자국인으로 대체하는 「카타르화 개혁」을 통해 국정 전반에 활기를 불어 넣으려 노력했다.

별문제 없이 역할분담을 해온 부자의 대립은 국정 운영의 「젖줄」인 재정관리권 장악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다. 부왕은 내각임용권을 비롯한 모든 권한을 하마드에게 물려줬지만 아들을 조정할 수 있는 돈줄만은 틀어쥔 채 놓지 않으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자신의 영향력을 벗어나려는 장남 하마드대신 차남을 후계자로 세우려는 움직임마저 보이다 결국 자신이 저질렀던 전철을 그대로 되밟는 「비운의 아버지」가 됐다.

하마드는 거사가 성공하자마자 미국에 중동 평화와 대 이라크 제재를 지지한다는 별도의 약속을 전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쿠데타에 대한 추인을 받아내는 기민성을 발휘했다. 하지만 그가 이번 거사 이전에 이미 실질적인 최고지도자였다는 점에 비춰 앞으로 석유정책등 카타르의 대내외 정책기조가 크게 변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무골풍의 하마드는 하루 14시간 정력적으로 일한후에도 바로 축구 요트 사냥등에 나서는 스포츠 광으로 알려졌다. 네명의 부인사이에 다섯명의 아들을 두었다. 아랍 풍습상 딸이 몇명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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