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에 전면실시된 4대지방선거의 결과는 여당에는 패배를, 김대중 아태평화재단이사장, 김종필 자민련총재와 야당에는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었다. 여당은 그토록 부인했지만 중간평가를 당하는 셈이 됐고 야당은 중앙정치와 지역주의를 지방선거와 연계시킴으로써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어쨌든 광역 및 기초단체장선거에서 여소야대의 결과로 장차 정부여당이 큰 부담을 갖게 된 것도 그렇지만 망국적인 지역분할주의가 더욱 심화하고 3김씨의 대결구도가 재연되어 정국의 앞날은 험난함을 예고해 주고 있다.
이번 패배는 정부여당의 안이한 대응이 가져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패인은 당초 정부의 개혁정책을 지지했던 중산층등이 잇단 대형사고와 함께 엉성+한 수습, 잘못된 인사정책, 핵등 대북정책등의 실정에 등을 돌린 것이다.
다음은 당의 세계화와 체질개선을 내세워 김종필씨를 성급하게 축출한 오판이다. 김씨는 지역정서에 호소, 자민련결성으로 재기에 성공했고, 그렇지 않아도 정계 재진입을 노리던 김대중씨에게 정치활동재개의 틈을 열어 주고만 것이다. 잘못된 후보공천 역시 실패의 결정적 몫을 했다.
당내의 보조불일치와 선거전략탓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와 총장 그리고 일부 계파인사들만 열을 올리고 나머지는 참여기회를 주지 않아 방관자로 만든 것과 전유권자의 57%를 점하는 20∼30대 유권자층에 대해 공격적 접근전략을 펼치지 않은 것은 크게 자성해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선거결과 장차 민주정치발전과 관련, 가장 걱정되는 것은 지역주의가 한층 심화한 것이다. 과거처럼 영호남의 2분구도가 아니라 충청과 강원까지 포함한 3∼4분구도로 세분화한 것은 심각하기만 하다. 특히나 이런 현실이 주로 두 김씨의 부추김으로 성사되고 자신들은 이를 기화로 다시 정계에 사실상 복귀, 이른바 신3김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걱정스럽기만 하다.
역사발전의 흐름을 거스르는 이러한 3김대결구도가 펼쳐질 경우 국민이 열망하는 세대교체도 지역주의타파도 요원하기만 하다. 정말 이래도 무방한 것인지 온국민은 깊이, 그리고 심각하게 숙고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민자당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대오각성해야 한다. 개혁선거법정신을 살리기 위해 여당의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또 정부가 엄정단속에 나선것 등은 높이 평가할만 하나 그처럼 막강한 인력과 조직을 갖고 패배했다는 것은 큰 수치인 것이다.
여당은 자기자신부터 반성하고 개혁해서 새출발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도 인기에만 급급하는 자만심, 성과주의와 전시적인 행정에 초점을 맞추는 국정운영방법에서 즉각 탈피해 국민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는 노력이 시급하다. 그렇게 해서 장차 야당이 장악한 험난한 지방시대 3김대결시대에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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