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장악 「서울공화국」 앞날 촉각/당분간 마찰·갈등 우려논에 긴장/당사자들은 신중 “협조할것” 강조민주당이 지방자치시대의 「서울 공화국」을 완전 장악했다.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비장의 카드로 내세운 조순 시장당선자를 탄생시킨데 이어 25개 구청장중 23곳을 확보했다. 여기에다 전체 1백33백명의 지역구 시의원중 1백20명이상을 당선시키고 비례대표의원 14명중 9명도 확보해 시의회도 사실상 「1당체제」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지난 91년 의회선거에서 신민당으로 나서 불과 21석만을 얻어, 1백10석을 차지했던 민자당에 참패했던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 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다. 역으로 민자당은 시장과 90%이상의 구청장을 야당에 내줬음은 물론 시의회에서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기 어려운 처지로 전락했다.
이처럼 거대도시 서울시의 최고 및 중간집행기관과, 의결기관을 민주당이 모두 석권함으로써 「민자당중앙정부」와 「민주당서울정부」와의 대립구도가 확연해졌다. 벌써부터 성격이 다른 2개 「권력」간의 마찰과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번과 같은 엄청난 선거결과를 누구도 거의 예상치 못했을 뿐 아니라 정국에 미칠 파장도 좀처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듯 조순 당선자는 소감에서 『정부측과 서로 충분히 협조하는 시대가 될 것이므로 잘될 것으로 본다』고 낙관하며 『김이사장의 좋은 의견은 받아들이되 그렇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정치논리에 오염되지 않는 시정」을 강조했다. 또 청와대등 여권관계자들도 『야당시장이 됐다고 재정지원등을 줄인다는 일은 있을 수 없으며 충분히 대화로 문제를 조화롭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조당선자가 시정과 관련해 대통령과의 협의를 요청해올 것에 대비, 여러가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이 「여당정부」와 「야당서울」이라는 불안한 동거를 처음 시작해야 하는 여야의 입장은 조심스럽다. 격렬한 선거전을 치른 이후의 흥분과 앙금이 아직 남아있는데다 「불안한 동거」의 이면에는 차기권력과 관련한 여야의 계산과 냉전상태의 긴장감이 배여있기 때문이다. 또 아무리 정치 행정 경제 문화 교육등에 이르는 인적·물적자원의 절반 가까이 몰려있는 서울이라고 해도 준독립적 지위를 벗어날 수 없는 지방정부의 한계를 감안했던 것같다.
따라서 향후 민주당이 「서울공화국」을 인사및 조직개편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접수」하는 과정은 비교적 완만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하지만 교통 환경등 굵직한 신규사업추진등과 관련해서는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상존하며 특히 96년 총선, 97년 대선등 이른바 「정치계절」이 다가올수록 서울행정의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갈등은 심화될 전망이다.<이유식 기자>이유식>
◎DJ,넥타이까지 챙기며 열성지원/조순 시장 당선 뒷얘기/득표전략놓고 캠프내 「집토끼산토끼」 논쟁도
민주당의 조순 서울시장후보가 당선자로 되기까지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내갈등이 비등점에 올랐던 6월초 조당선자의 홀로서기 시도라든지 선거캠프내의 「집토끼산토끼」논쟁부터 시작해 조후보의 선거운동에 대한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정치생명을 건 지원작전등 비화가 수두룩하다.
이중 백미는 조당선자의 연설제스처와 넥타이색깔까지 챙긴 김이사장의 극성스런 지원이다. 김이사장은 일찌감치 조당선자의 비서실장으로 자신의 측근인 배기선씨를 배치하는등 선거캠프의 주역들을 동교동일색으로 편성, 배후에서 진두지휘할 선을 확보했다. 선거캠프가 차려진 이후에는 매일밤 배실장과 이해찬 선대본부장 남궁진 의원등을 동교동자택으로 불러 일일평가를 가졌다. 조당선자의 진짜 선거운동본부장은 김이사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조당선자는 이달초만 하더라도 그의 지원유세에 대해 탐탁찮은 반응을 보였던게 사실이다. 그는 오랜 당내분, 박찬종 후보의 무소속바람, 김이사장의 지역등권론을 둘러싼 여야공방, 부족한 선거자금이라는 안팎의 악재가 겹치자 김이사장의 직접지원보다는 「홀로서기」에서 타개책의 비중을 두었다는 후문이다.
당시 선거캠프는 당내인사출신과 제자 등 자문교수단 그룹간의 갈등이 매우 심했다. 이른바 「집토끼산토끼」논쟁이다. 당내출신들은 김이사장의 등권론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는등 철저한 친 DJ전략으로 호남표등 고정표인 「집토끼」를 지키는 선거전을 주장했다.
이에반해 자문교수단등은 민주당의 내분과 등권론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상당하므로 홀로서기를 통해 중산층과 화이트칼라층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지지세력 즉 산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맞섰다. 결과론으로 집토끼전략이 이긴 셈이다. 선거비마련도 쉽지 않았다. 이해찬 본부장이 이문제로 12일에는 이기택 총재를 공개비난했는가 하면 비용지출문제로 참모들끼리 멱살잡이를 하는 일도 빚어졌다. 조당선자는 승산이 높아진 선거막판에 2억원대이상의 자기 돈을 끌어댔다는 후문이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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