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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낙선했지만/선전한 후보들

입력
1995.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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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37.5% 득표… 여아성서 이변 연출/이판석­막판 대추격… “이긴것과 진배없어”6·27선거에서 비록 낙선했지만 선전한 후보들도 적지않다. 더욱이 몇몇후보들은 개표순간마다 당선자와 근소한 차이로 바짝 따라붙어 땀을 쥐게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선거결과 주연배우인 당선자는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들은 낙선의 고배를 마신채 일단 무대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그러나 이들의 높은 득표율은 단순한 차점자라는 점을 넘어 간과할 수 없는 정치적 의미가 함축돼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들지역은 여권의 아성인 영남권이라는 점때문에 표의 이상기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현정권의 최대지지기반인 부산에서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선거초반전부터 민자당의 문정수 후보를 턱밑까지 치고올라와 「위협사격」을 했다는 점은 여러가지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문후보가 처음 출사표를 던졌을때 정치권에서는 모두 그가 60∼70%의 지지로 압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민심은 예상을 빗나간 채 노후보 지지쪽으로 돌아갔다. 선거중반에 들어가 실시된 각종여론조사 결과도 노후보가 문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여러차례 나타났다. 선거결과 문후보가 당선되긴했지만 노후보도 37.5%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51.4%를 차지한 문후보 득표율은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DJ의 아성인 호남에서 민주당후보가 65%내외의 높은 득표율을 보인 것이나 JP의 「정치적 메카」인 대전 충남에서 자민련후보가 60%이상을 각각 득표한 것에 비하면 더욱 그렇다.

이러한 결과는 문후보 개인의 인기가 별로 없다는 반증도 될 수 있지만 그보다는 「부산도 이제 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민심의 표출이라고 볼 수있다.

○…경북에서 선전한 무소속의 이판석 후보는 당선자인 민자당의 이의근 후보와 5.6%의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지만 「전투에선 졌으나 전쟁에선 이긴게임」이었다. 더욱이 그는 조직이 취약한 무소속후보인데다 뒤늦게 출발한 후발주자였는데도 개표과정내내 이후보와 박빙의 차이를 유지했을 정도로 경북곳곳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끌고있다.

그는 선거전중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결과에선 이후보와 10∼15%정도의 간극을 보였다. 그러다가 중반전들어 대구정서가 경북지역으로 확산된듯 그의 지지도는 상승세를 보였고 막판에 들어선 이후보를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후보의 선전은 이미 대구 경북지역에 불거진 반YS정서를 극명하게 보여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와함께 경북지역의 14개 시장 군수선거에서 무소속후보가 당선권에 들어간 것도 그의 선전의미와 같은 맥락이다. 이때문에 대구 경북지역의 TK정서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것이 현지선거관계자들의 진단이다. 그런점에서 문희갑 대구시장후보의 압승과 이판석경북지사후보의 선전, 나아가 기초자치단체장선거에서 무소속후보들의 약진은 여권핵심부가 풀어야할 과제이며 동시에 정치적 부담요인임에 틀림없다.<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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