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근로자 「LG맨」으로 육성/홍콩·중국업체와 합작 카세트·CD 등 수출/각 성 돌며 근로자 특채 긍지·근무의욕 높여/12억인구 가전수요 폭발… 내수공략 착수『멀지않아 중국은 전세계 최대규모의 가전시장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 남은 거대 단일시장을 잡기 위해 우리나라 업체들은 물론 내로라 하는 세계적인 메이커들도 몰려들어 일대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LG후이저우(혜주)전자유한공사를 이끌고 있는 안명준(40) 총경리는 LG전자의 중국진출동기를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12억인구의 가전수요」에 있다고 말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보다 편리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찾으려는 중국인들의 욕구가 가전수요의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어 전망이 상당히 밝다는 설명이다.
LG전자 후이저우공장은 LG전자와 함께 홍콩의 오디오제조업체인 장성전자와 중국의 후이저우전자공사등 3개사가 모두 9백50만달러(지분율 65대 20대 15)를 투자한 합작회사. 지난 93년 8월 3국 회사간 최종합의서가 교환된 이후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연산 60만대수준의 5개 생산라인을 갖추고 카세트와 콤팩트디스크(CD)등 각종 오디오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안으로 생산라인을 8개로 늘리는등 생산규모를 연산 1백만대로 대폭 확충할 방침이다.
『중국진출기업 대부분이 현지근로자 관리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싼 임금만 보고 달려들었다가 현지인들과 갈등과 마찰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안총경리는 지적했다.
LG전자 후이저우공장의 6백50여명 현지근로자중에서 출퇴근을 하는 사람은 2명뿐이다. 대부분이 외지출신으로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근로자관리에 현지경영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판단, 뽑을 때부터 특이한 전략을 썼다. LG전자는 우수한 노동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3∼4개월동안 각 성을 돌아다니며 근로자들을 한명 한명씩 직접 뽑았다.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외국기업으로부터 자신들이 선택을 받았다는 강한 자부심이 높은 근무의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따라 LG전자는 높은 이직률과 나태한 근무자세에 따른 생산성저하의 걸림돌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LG전자가 구상하고 있는 중국 현지화전략의 목표는 중국근로자들 스스로 자신들이 「LG인」이라고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구장 테니스코트 탁구장등 각종 체육시설과 가라오케시설까지 갖춘 기숙사에서 생활, 공동체의식을 갖도록 하는 한편 정신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근로자들을 위한 아파트를 건설하는등 근로자복지에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다.
안총경리는 『중국근로자들이 만든 제품의 성능이 좋아 미국과 일본 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이 밀려들고 있지만 공급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중국근로자들의 높은 근무의욕과 우수한 자질에 후한 점수를 매겼다.
지금까지 생산물량 대부분을 미국 유럽 일본등에 고유브랜드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등으로 수출해왔던 후이저우공장은 이번달부터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이달말 CD를 직접 판매하고 이어 오는 8월부터는 중국내수용으로 따로 개발한 비디오CD 시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비디오CD는 중국대륙 전체에 불고 있는 가라오케열풍으로 물건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제품. LG전자는 지금까지 국내서 생산, 중국에 수출하던 비디오CD를 전량 후이저우공장에서 생산, 공급할 방침을 정하고 8월 시판에 맞춰 생산라인을 증설하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후이저우=김병주 기자>후이저우=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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