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대권」 쥐고 임면·전보 “뜻대로”/요직장악 심복등 임명 가능/예산편성·집행 재정도 좌우2백45명의 새로운 민선 자치단체장이 탄생했다. 서울시장을 포함한 15명의 시·도시사와 2백30명의 시·군·구청장이 유권자들의 손에 의해 선출된 것이다. 새로 뽑힌 민선 자치단체장은 과거 임명직 단체장이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던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게 인사권이다.
민선단체장은 해당 자치단체의 소속직원 인사에 관한한 전권을 갖는다. 지방공무원법의 범위안에서 소속직원을 언제든 임면·승진·전보할 수 있다. 또 내무부가 정한 각 지자체의 총정원 범위안에서 지방공무원을 새로 뽑을 수도 있고 감원할 수도 있다.
이에따라 7월1일 민선단체장 취임이후 처음 단행될 각 자치단체의 인사에서는 파격적인 승진·전보인사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지켜져왔던 「고참순」인사는 깨뜨려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최소승진연한만 채운 공무원을 파격적으로 승진시킬 수 있고 아예 승진연한을 채우지못한 공무원을 직무대리 형식으로 사실상 승진시킬 수도 있다. 통상 해당 직급 공무원가운데 최고 고참이 가는 자리인 총무·행정·내무국장(과장)같은 핵심 부서장에 자신의 심복이나 이번 선거에서 자신을 밀어준 공무원을 임명할 수도 있다. 민선단체장의 이같은 인사권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공무원들간의 줄서기, 편가르기, 밀어주기 등이 극심했다고 볼 수 있다.
민선단체장은 심지어 국가가 임명하는 부단체장의 제청권도 갖고 있다. 국가직 공무원인 행정담당 부단체장조차 단체장이 제청하지 않으면 중앙정부는 마음대로 임명할 수 없다. 거꾸로 단체장이 부단체장을 제청하면 중앙정부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한 30일이내에 제청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시·도지사는 1명의 정무담당 부단체장을 별정직 공무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
해당 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뿐만 아니라 산하기관 직원의 인사권도 민선단체장의 권한이다. 가령 새로 선출된 민선 서울시장은 서울지하철공사나 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공사, 시설관리공단등 산하 6개 지방공사의 사장을 포함한 전임직원의 임면·승진·전보권한을 갖는다.
이들 지방공사의 고위직에 새로 영입한 그 분야의 전문가를 임명할 수도 있고 퇴직 공무원을 위해 마련된 「위인설관」용 자리는 과감히 없애버릴 수도 있다. 물론 단체장의 이같은 인사권한은 공기업법과 지방공사설치조례등에서 정한 소속 임직원의 임기와 정원범위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민선단체장은 또 서울시의 경우 4급(서기관), 나머지 광역시·도및 시·군·자치구는 5급(사무관)이하의 공무원이 장이 되는 새로운 과단위의 부서를 신설할 수 있다. 민선단체장이 마음만 먹으면 자치단체의 직무구조를 어느정도 바꿀 수도 있는 셈이다.
민선단체장은 예산편성권과 집행권도 갖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작년 예산이 8조원을 상회했다. 물론 각 지자체의 예산은 지방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확정되고 지방세 수입이 충분치 못한 자치단체는 중앙정부로부터 교부세나 지방양여금을 받아야 한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엄청난 예산을 어떻게 조달하고 어디다 쓸 것인지를 최종 결정하는 권한은 민선단체장이 쥐고 있는 것이다.<박정태 기자>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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