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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경(중국 리포트: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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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경(중국 리포트:9­3)

입력
1995.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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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의 고속도로」… 반대차선 질주에 농부·소까지 오락가락「두께가 50㎝도 넘는 중앙분리대가 버젓이 있는 고속도로를 느긋하게 달리고 있을때 바로 정면에서 시속 1백로 마주 달려오는 차를 만난다면…」

세계 어느나라의 고속도로에서도 상상 할 수없는 일을 중국취재도중 여러번 체험했다.

지난 4월 중순께 승합차를 빌려 하이난(해남)성의 하이커우(해구)시와 산야(삼아)시를 잇는 왕복4차선고속도로를 달리던 때의 일이었다.

약간의 속도감을 느끼며 운행이 뜸한 고속도로의 1차선을 10분여 달릴 무렵 정면에서 덤프트럭 한대가 전속력으로 질주해 왔다. 취재기자들이 기겁을 한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차를 몰던 중국인운전사는 우리를 향해 씩 한번 웃고는 느긋하게 2차선으로 비켰다. 뒤따라오던 차들도 한결같았다. 『교통경찰에 걸리는 것도 문제지만 큰 사고가 나지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운전사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트럭운전사에게 급한 일이 있었겠지요』

30분도 못돼 똑같은 현상이 되풀이됐다. 다만 차종이 벤츠승용차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검은색 벤츠 역시 반대편에서 우리가 달리는 쪽의 1차선으로 달려왔다.

뿐만 아니다. 2백60㎞여를 달리는동안 4번이나 도로를 차지한 물소와 지나가는 농부들때문에 급정거를 해야했다. 반대차선을 아무런 꺼리낌없이 달리는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을 톈진(천진)에서 베이징(북경)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도 2번이나 겪었다면 믿어질까. 그나마 톈진시내에서는 40년 토박이라는 가이드조차 고속도로 진입로를 몰라 택시기사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갔다. 도로표지판하나 제대로 된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우리가 더 의아하다는듯 중국인 운전사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런 무법이 흔히 있는 일이라니 머리끝이 쭈뼛해졌다.

「만만디」의 나라에서 고속도로는 아직 걸맞지 않은 통행수단인 듯도했다.<베이징=이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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