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모두가 승리한것”/막판 흑색선전 가장 힘들어”/시정개혁경제안정에 최선조순 서울시장당선자는 당선이 확실시된 28일 새벽 여의도 선거대책본부 사무실로와 평소와 같은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들에게 당선소감을 피력했다. 조당선자는 『나의 당선은 서울시민의 승리』라고 강조한 뒤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서울시정을 개혁하는데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애써 차분한 표정을 지었지만 34년만의 민선시장 당선이라는 영광이 주는 흥분까지를 감추지는 못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승리한 이유를 무엇으로 보는가.
『젊은층과 여성층에 취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선거운동 막바지인 지난 26일부터 여성층과 20∼30대 젊은층의 지지가 확고해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졌다』
취임한 이후의 시정방향은.
『시정을 공개하고 모든 것을 공정하게 처리하겠다. 특히 시민들의 참여와 협조를 구하는데 노력을 경주하겠다. 과거처럼 특별한 정책과 공약을 내세우기보다는 전체적인 방향에서 시정을 바로잡는데 주력하겠다』
여당정부와 어떻게 협조하겠는가.
『정부측과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협조하는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에 잘될 것으로 본다. 아집만 피워서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정치가 옛날과는 많이 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선거기간에 가장 어려웠던 점은.
『선거를 사흘 앞두고 여당측에서 있지도 않고 당치도 않은 허위사실로 나를 흑색선전한 것이 가장 힘들었다. 지난 수십년간 선거막판에 항상 있어온 흑색선전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넘어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국민의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정치가 지향해야 할 점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경제를 안정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서울시민들이 왜 자신을 지지했다고 생각하는가.
『나에 대한 신뢰가 작용했다고 본다』
언제부터 승리를 확신하게 했는가.
『후보등록직후부터 판세가 점점 나아지는 것을 보고 승리를 자신했고 TV토론과 유세에서 유권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승리를 확신했다』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하겠는가.
『시장으로서 김이사장이 좋은 의견을 제시하면 받아들이겠다.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 받아 들이지 않겠다. 원칙을 떠나 특별히 고려할 생각은 없다』
시장선거운동을 하면서 느낀 정치적소감은.
『처음에는 상당히 생소했지만 비교적 잘 적응했다고 생각한다』<권대익 기자>권대익>
◎조순/서울시장후보 「빅3」 진영 표정
민주당 조순 서울시장후보의 선거대책본부는 개표가 시작된 하오 8시부터 조후보가 계속 선두를 유지해 나가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선거대책본부는 출구조사결과 무소속의 박찬종 후보를 5% 앞선 39%대를 계속 유지하자 환호성을 올리는등 축제분위기로 시종했다. 여의도의 선거대책본부는 이날 밤 늦도록 축하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관계자들은 승리가 확실시되자 축포와 샴페인을 터뜨리며 승리를 자축했고 선거대책본부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관계자들은 TV를 지켜보면서 조후보가 표차를 계속 늘려나가자 향후 정계방향등에 대해 환담을 나누는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서울이외의 지역에서도 선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향후 정국 주도권과 연결시키기도 했다.
조후보는 하오 9시 40분께 여의도 선거대책본부에 나와 이종찬 고문과 이해찬 선대본부장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감을 피력했다. 조후보는 이자리에서 『서울시민의 현명한 선택에 감사한다』면서 『앞으로 서울시정은 시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조후보는 이어 마포중앙당사를 방문, 당선축하인사를 받았다.
이에 앞서 조후보는 선거대책본부에 나오기 전까지 봉천 6동 자택에서 이화여대생들의 「경제학 세미나」 기말고사 답안지를 채점하는등 「진인사 대천명」의 자세로 담담하게 결과를 기다렸다.<권대익 기자>권대익>
◎박찬종/“승리결정” 확신… 축하객 북새통조순/“더 두고봐야” 당혹속 일말 기대감박찬종/예상밖 결과 허탈패배성명 발표정원식
무소속 박찬종 서울시장후보는 여의도 선거대책본부에 나와 개표결과에 따라 얼굴색을 바꾸며 진행상황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박후보는 특히 밤 9시45분께 민주당 조순 후보를 약 5%정도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상기된 표정으로 『부재자투표가 포함되지 않은 상태』라고 나름대로 해석한 뒤 『현재 추세대로 나가고 내가 월등하게 우세할 부재자투표가 더해지면 최종적으로 5%정도차로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박후보는 각 방송사마다 발표하는 조후보와의 경합결과가 바뀌고 심지어 같은 방송사의 중계도 총투표수가 이전보다 줄어든 수치로 나오는등 한때 오락가락하자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박후보는 밤 10시를 넘어서면서 조후보에게 다시 뒤지자 10시40분께 회의실로 들어가 쉬면서 틈틈이 참모들의 상황보고에 귀를 기울였다.
박후보는 투표가 끝난 직후 발표된 각 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조후보에게 3∼5%가량 뒤진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 『이는 전날 저녁까지의 상황일뿐』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기도 했다.
박후보는 막상 결과가 나오자 당혹스러워 하기도 했으나 『여론조사 자체에 오차가 있을 수 있고 특히 부재자투표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후보는 『그러나 가족회의에서 당락에 관계없이 결과에 무조건 승복하기로 했다』고 말하는등 자신의 패배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후보진영은 한때 높은 투표율에 크게 고무됐으나 최종투표율이 92년 총선과 대선때의 투표율에도 미치지 못하자 우려하는 분위기로 돌변했고 각 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개표상황이 방송되자 TV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그때그때의 결과에 따라 환호성과 탄식을 되풀이했다.<김삼우 기자>김삼우>
◎정원식
민자당 정원식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개표결과가 발표되면서 정후보가 계속 큰 표차로 3위에 머무는 부진을 보이는 예상밖의 결과에 놀라면서 밤새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선대본 관계자들은 구청장선거에서도 민자당후보들이 어려움을 겪자 『앞으로 정국운영에 큰 혼란이 올 것』이라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개표전까지만 해도 북적이던 상황실은 이세기 선대본부장등 지도부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채 여직원등 10여명만이 자리를 지켜 썰렁한 모습이었다.
일부 관계자들은 호남지역뿐아니라 대구·경북지역 시·군 단체장 선거에서까지 무소속 및 야당후보들이 선전을 거듭하자 『우리 국민은 아직도 지역감정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감정을 부추긴 야권지도자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패배가 확정되자 박성범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당선된 시장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새시장은 서울시의 산적한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노력해 주길 바란다』며 『우리당은 서울시민들의 선택을 준엄한 채찍으로 알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가일층 분발,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분골쇄신할 것을 다짐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후보는 이날 하오 5시께 선거대책본부에 들러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대책본부가 조금만 더 빨리 가동됐더라면 더 많은 지지를 얻어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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