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결과” 수뇌부 당혹감 못감춰/서울장악에 연신 환호 “이게 민심”/“뜻밖 압승” 샴페인 터뜨리며 자축27일 밤새워 개표상황을 지켜본 여야와 각 후보진영은 일찌감치부터 희비의 명암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5곳의 광역단체만을 차지한데 그친 것은 물론 서울에서도 패배하자 민자당은 그야말로 초상집분위기속에 향후 정국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서울시장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과 4곳의 광역단체장을 석권함으로써 대약진을 보여준 자민련은 『민심의 당연한 귀결』이라며 축제분위기였다.
▷민자당◁
○…민자당은 개표결과가 「5442」의 구도로 굳어지고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마저도 부진을 면치못하자 『설마 설마했지만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패전의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춘구대표 김덕룡 사무총장 이승윤 정책위의장등 당직자들은 하오8시께 당사 3층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 들러 개표결과를 지켜봤으나 참담한 결과에 당혹스런 표정으로 30여분만에 각자의 집무실로 향했다. 다른 당직자들도 밤11시가 넘어서 더이상의 이변을 기대할수 없게 되자 자리를 뜨는 바람에 상황실 TV앞에 마련된 좌석엔 실무진 몇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당직자들은 특히 최대의 승부처인 서울과 백중지역으로 꼽았던 강원 제주 충북의 선거결과가 참담한 실패로 드러나자 비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상황실을 지키고 있던 실무진들은 민자당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부 시도지사결과를 지켜보며 『혹시 역전되지 않을까』하며 불안해 했고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의 선거결과도 시간이 갈수록 부진하자 초조해했다. 각지역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후보들의 사진이 붙은 상황판에 시간이 갈수록 당선을 표시하는 무궁화표가 늘어났지만 박수도 없이 시종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일부 당직자들은 이러한 선거결과에 대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당직개편의 불가피성을 제기했고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위상이 강화된만큼 정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향후 정국을 우려했다.
▷민주당◁
○…민주당은 호남지역석권은 물론 이번 선거의 최대승부처로 여겼던 서울시장선거에서 조순 후보가 무소속의 박찬종 후보를 앞서자 연신 환호성을 터뜨리는등 온통 축제분위기였다. 조후보도 일찌감치 승리를 자신한듯 하오10시10분께 마포당사의 선거상황실을 방문, 당직자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조후보가 선거상황실을 들어서자마자 팡파르가 울려퍼졌고 권노갑 부총재 김상현 이종찬 정대철 고문 등 기다리던 당직자 50여명이 기립박수를 보내는등 승리분위기를 만끽했다.
일산자택에서 개표상황을 지켜본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도 서울시장선거에서 조후보가 시종 앞서자 측근들에게 『이것이 민심』이라며 모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이에 반해 이기택 총재는 우여곡절끝에 경기지사선거에 내보낸 장경우 후보가 개표초반부터 당선권에서 멀어지자 충격을 받은듯 침통한 표정이었다. 이총재는 그러나 포항시장선거를 비롯해 비호남권의 일부 기초단체장선거에서 자신이 밀었던 후보가 당선된데 다소 위안을 삼는 모습이었다.
선거상황실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운 당직자들은 개표방송에서 민주당후보가 1위로 보도될때는 물론 자민련및 무소속후보가 수위를 차지할때도 연신 박수를 치는등 기쁨을 감추지못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민자당의 대참패이자 야권의 승리』라며 자축했다.
한편 개표상황판에는 28일 새벽3시가 넘어서부터 당선자를 표시하는 무궁화꽃이 내걸리기 시작했는데 호남지역은 무궁화꽃이 빽빽했으나 경남북 부산 충남북 등 비호남지역에서는 무궁화꽃을 거의 볼수 없어 대조를 이뤘다.
▷자민련◁
○…자민련은 이날 밤 개표가 시작되면서 충남 대전뿐아니라 접전지역으로 예상했던 강원과 충북에서도 압승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환호성을 지르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당사 지하 강당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TV로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김종필 총재는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못하면서 『선거결과는 김영삼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정치를 잘하라는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김총재는 개표도중 인근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당직자들과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축하의 잔을 마음껏 마시자』며 건배를 제의했다.
한영수 원내총무 조부영 사무총장등 당직자들은 『창당 3개월만에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광역단체장 4곳을 차지한 것은 자민련 바람이 대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정국은 대등한 3당체체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민자당이 5곳밖에 이기지못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국민이 현정부·여당을 심판한 결과』라며 『선거이후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당직자들은 서울시장선거에서 자민련이 지지를 선언한 민주당 조순후보가 무소속 박찬종후보를 리드해가자 『우리의 지지가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그러나 박준규 최고고문등 대구·경북출신 당직자들은 이의익 대구시장후보와 박준홍 경북지사후보가 열세를 면치못하자 안타까운 표정이 역력했다. 자민련후보의 첫당선자가 확정될때마다 당직자들은 득표현황판 명단에 미리 준비한 녹색 리본을 달아주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자축했다.<이동국·김광덕·김동국 기자>이동국·김광덕·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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