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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녹아 내려요”/애타는 「서울시장후보 빅3」 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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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녹아 내려요”/애타는 「서울시장후보 빅3」 부인들

입력
1995.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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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타지 않는다 해서 모두 「빅3」가 아닌 것은 아니다. 선거전야 「빅3」보다 더 애태우며 열심인 또 다른 「빅3」가 있다. 단지 뉴스 뒤에 숨어 있을 뿐이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정원식(민자),조순(민주),박찬종(무소속) 후보의 부인들은 남편의 발이 미치지 못하는 음지를 찾아다니고 심기까지 관리하는 가장 지근거리의 일등참모들. 26일 이들은 「빅3」이상으로 뛰었다. 그리고 「빅3」가 잠든 선거 전날밤 기도로 밤을 밝혔다.◎정원식 후보 부인 임학영씨/“남편마음 상할까…” 언행 조심조심

임학영(65)씨는 정후보의 유세장에 거의 동행하지만 항시 먼저 온다.

유세장 주변을 돌며 유권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선거운동원들을 격려한다.

그는 또 정후보의 유세가 없을 때에는 각 지구당을 돌며 당원들을 독려하거나 주부들이 몰리는 시장을 방문, 상인들과 주부들을 상대로 「남편시장만들기」에 열중이다.

임씨의 하루는 새벽 5시30분 남편의 선전을 기원하는 새벽기도부터 시작된다. 1시간여동안 기도를 마치면 상오 8시까지 몰려드는 정후보 지지전화를 받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낸다.

임씨가 내조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남편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 그는 『정후보가 타고난 건강 체질이라 건강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며 『단지 마음을 상하게 할까봐 항상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지구당의 절반도 돌지 못해 아쉽다』며 『그동안 고생한 선거운동원들과 당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면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일을 하루 앞둔 26일도 림씨는 새벽부터 2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동대문·평화·제일시장등 을 방문, 상인과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밤늦게 시장유세를 마친 그는 충현교회 교우들과 함께 남편의 승리를 기원하며 밤샘기도를 했다.<박희정 기자>

◎조순 후보 부인 김남희씨/“보름이 그렇게 길줄…” 조용한 유세

당초 조후보가 출마문제를 놓고 고민할 때 『고생길을 일부러 찾아갈 필요가 있느냐』며 소극적 입장을 보였던 김남희(64)씨는 남편의 출마선언이후 선거운동의 틈새를 가장 훌륭히 메우는 조용하지만 꼭 필요한 일등 운동원으로 변신했다.

『보름간의 선거기간이 그렇게 긴줄은 몰랐습니다만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에 응대할 때면 힘든 줄도 모르고 남편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여성위원회에 의해 꽉 채워진 하루 일정으로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김씨지만 조후보의 아침식사는 꼭 스스로 준비한다는게 철칙이다. 조후보의 발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주로 찾는 김씨는 다른 「빅3」 부인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유세내조를 하는 편.

유세도중에 조후보의 선거캠프에 전화를 걸어 남편의 건강상태와 점심·저녁식사여부도 빼놓지 않고 체크한다.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최고의 선거운동 지원이라고 생각해 일반 주부가 할 일들을 하고난 뒤 유세장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김씨가 주로 찾은 곳은 재래시장과 여성단체. 푸근한 이미지를 살려 서민층과 주부들을 겨냥한 표훑기에 전념했다. 불교신자인 김씨에게 시내 유명 사찰은 또 다른 중요한 유세장소였다.

『그동안 도와주신 많은 분들의 노고 덕에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김씨는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관악구 신림7동과 봉천동 재래시장으로 향했다.<염영남 기자>

◎박찬종 후보 부인 정기호씨/“목 쉬어도…” 하루 14시간 부창부수

박후보의 부인 정기호(55)씨는 「빅3」 부인중 가장 남편과 동행을 많이 하는 「부창부수 유세」를 펼쳐 왔다.

선거운동 기간에 정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상오 7시부터 평균 14시간 가량 각종모임과 8∼10개 지역을 방문, 『남편에게 한표를』외쳤다. 정씨는 마지막 합동유세 연설에서는 목이 쉬어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백화점이나 시장을 다니다 즉석에서 연설을 하기도 하는등 다른 후보 부인들이 비교적 소리 안나는 유세지원을 한데 비해 정씨는 적극적으로 선거일선에 뛰어들었다. 자신의 출신 고등학교 대학교 동문회에도 열심히 나가 지지를 호소해 왔다.

정씨는 26일 마지막 유세연설에서 『남편은 믿을만하다』며 『남편이 지난 대선 출마 당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10여년간 살아온 자택마저 내놓아야 했던 뼈아픈 경험을 지켜보고도 또 다시 남편을 시장후보로 내세웠다』고 호소했다.

정씨는 후반들어 타후보들이 선전을 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통계를 의식한 듯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지만 선거초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박후보 지지율」이 투표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정씨는 26일 하오 6시 선거전 개막 때와 마찬가지로 중구 명동 상업은행앞에서 박후보와의 합동유세를 끝으로 2주여간의「가장 길었던」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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