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26.5%의 높은 시청률/뒤틀린 욕망 성공적 묘사 불구/역사의 지나친 오락화 흠남겨인기리에 방영돼 온 KBS 2TV 월화드라마 「장녹수」(정하연 극본, 이영국 연출)가 27일 끝난다. 드라마는 장녹수의 돌무덤을 바라보며 강화도 교동으로 유배간 연산이 극약을 먹고 쓰러지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장녹수」는 평균 26.5%의 높은 시청률에서 나타나 듯 드라마의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했을 뿐 아니라 사실을 근거로 인간의 뒤틀린 욕망과 광기를 그리려 했던 제작진의 의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장녹수 역의 박지영과 연산 역의 유동근등 주연 조연급 연기자들의 열성적인 연기가 극적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유동근은 강력한 힘과 불안정한 정신세계를 동시에 소유하고 있는 연산의 내면을 광적으로 표출하면서 극의 흐름을 주도해 나갔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극이 그렇듯 「장녹수」도 사극 특유의 역사성과 드라마의 작품성 사이의 줄타기에서 다소 균형을 잃은 듯하다.
방영 전부터 지적돼 온 단골 소재의 재탕 삼탕과 역사의 줄기보다는 궁중의 사랑놀음을 이야기의 축으로 삼은 점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가 재미있기는 했지만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전달하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차라리 역사의 흐름을 외면했다는 느낌까지 든다.
사극이 「사실이라는 뼈대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면 지나친 픽션화는 역사 인식의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 역사에서 소재를 빌린 만큼 역사의 의미와 교훈을 바르게 보여주는 것이 기본 태도이고, 여러 연령층이 보는 방송 드라마의 경우는 소재의 오락화를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SBS 대하사극 「장희빈」도 이러한 경향을 드러내고 있고, 「장녹수」의 후속으로 방영될 「서궁」은 가상의 인물까지 등장시킬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역사의 오락화를 가속시키지나 않을까 염려된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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