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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야할 의문점들/전문번호 일치­핵심내용 상반(「문서변조」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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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야할 의문점들/전문번호 일치­핵심내용 상반(「문서변조」 공방)

입력
1995.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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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용 바꿨나” 외무부­민주 상충/재외공관 일제 변조가담 가능한가/민주서 진위 확인없이 폭로 했을까/최 외신관 무슨 의도로 문서 흘렸나외무부의 재외공관에 대한 지자제 관련문서를 놓고 제1야당과 외무부가 한치 양보없이 정면 대치하고 있는 이른바 「지자제문서 변조공방」은 양측의 주장대로라면 풀려야 할 의문점이 너무 많다. 민주당과 외무부의 주장중 어느쪽의 주장이 사실이며 누가 무슨 목적으로 변조를 했는가 하는 점등이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민주당이 폭로한 문건과 외무부가 제시한 문서가 다른 부분은 크게 3군데이다. 두가지 문서는 문서번호와 발신시간이 똑같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적인 내용이 전혀 상반된다. 우선 문서발송의 취지가 다르다. 민주당폭로문건에는 「지자제 선거실시, 선거연기, 자료작성에 참고하기 위해」라고 돼 있으나 외무부문서에는 「지자제 선거를 앞두고 대국민 홍보자료 작성에 참고하기 위해」라고 돼 있다. 그다음은 민주당문건에는 「꼭 6월에 지방자치선거를 실시해야 하는지를 각국의 예를 들어 극비리에 조사해 보안에 철저를 기해 보고할 것」이라고 돼 있으나 외무부문서에는 「지방자치제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는지에 대해 취재편의를 제공하라」고 돼 있다.

또 민주당문건은 「본조사가 외부로 유출돼 재차 정치쟁점화되지 않도록 각별히 보안에 유의바람」이라는 부분이 있으나 외무부문서에는 「지자제를 모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사례를 들어 지자제의 참된 의미를 국민에게 알리는데 활용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외무부는 민주당이 폭로한 문서가 변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외무부가 민주당의 폭로이후 문서가 하달된 32개 공관에 다시 지시를 해 원래 보낸 문서를 일제히 변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무부는 민주당에 문서를 건네준 최승진 외신관에 의해 변조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쪽에서 아직은 「민주당쪽이 변조했다」는 주장은 나오지 않고 있으나 민주당과 최외신관이 공모했을 가능성은 있다는 주장은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외무부의 주도아래 문서를 받은 재외공관이 일제히 변조에 가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여권의 여러 기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외무부가 문건폭로가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막기 위해 일부러 역공세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외무부는 민주당이 선거에 한건을 폭로하려고 한 나머지 진위 확인도 없이 성급히 폭로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일각에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민주당이 최외신관의 2차제보를 폭로한 것은 폭로문건에 무리가 많은 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했다는 주장도 있다.

외무부는 최외신관이 평소의 근무태도등으로 미뤄볼 때 궁지에 몰린 나머지 「한건」하기 위해 문서를 변조, 야당에 흘려주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최외신관을 『제2의 이문옥감사관, 제2의 한준수군수, 제2의 이지문중위』라고 추켜세우고 있다.<홍윤오 기자>

◎모두 암호처리 자동발송/외무부의 문서수발 체계/해독과정 글자배열 등 조금씩 달라질 수도/컴퓨터에 입력문서 변조­재보관은 불가능

외무부와 민주당간의 문서변조 공방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무부의 문서 수발 시스템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외무부가 각 해외공관과 주고받는 전문은 모두 암호로 처리된다. 따라서 일반문서를 암호로 입력하거나 암호를 다시 일반문서로 풀기 위해 각 해외공관은 최승진씨와 같이 전문기능을 가진 외신담당 행정관을 두고 있다.

외무부 본부에서는 외신과가 이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외신과는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통제구역」이다. 외무부는 26일 극히 이례적으로 서약서까지 받아가며 외신과를 기자들에게 공개, 전문의 송·수신 및 문서보관체계를 상세히 설명했다.

외신과에서 복수의 공관에 같은 내용의 전문을 보낼 경우 먼저 문서를 암호로 입력한 뒤 단추 하나만 누르면 자동적으로 각 공관에 차례로 발송이 된다. 따라서 문제가 된 지난 3월23일자 지자제 관련 전문의 경우 33개 공관에 보낸 내용이 틀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해외공관의 외신담당관들이 암호를 풀어 편집하는 과정에서 글자배열등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체계이기 때문에 외신담당관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문서변조가 가능하며, 서로 다른 2개의 문서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본부에서 송·수신한 전문은 그 내용과 시간이 주컴퓨터의 마그네틱 테이프에 차례대로 보관되기 때문에 이미 입력된 문서를 꺼내 내용을 변조, 다시 그 자리에 끼워넣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외무부측의 설명이다.

외무부는 기자들이 보는 데서 주컴퓨터에 보관돼 있는 문제의 3월23일자 전문을 꺼내보였는데, 전문내용은 외무부가 진본이라고 주장한 것과 일치했다.<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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