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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이냐 패권이냐(6·27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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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이냐 패권이냐(6·27 눈)

입력
1995.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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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역감정을 부추긴 적이 없다. 우리에게 「핫바지」라고 부른 사람에게 왜 책임을 묻지 않느냐』 김종필 자민련총재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서두를 꺼내며 『김총재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감정을 부추긴게 아니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노』라고 대답했다.김총재는 선거초반 유세에서 『경상도 사람들이 충청도를 핫바지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아무렇게나 취급해도 아무말 없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라고 「핫바지론」을 전개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김총재가 오히려 「핫바지론」을 선거전략으로 활용, 충청권에서 「자민련바람」을 일으키는데 일조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김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역주의문제를 정치학적으로 접근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한국의 정당체제는 현재 개인주의적, 지역주의적 단계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인정한다』며 『그러나 이는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과정이고 선진국들도 이런 단계를 밟고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김총재는 이어 『지방자치선거는 원래 지역주의와 함께 있는 것』이라고 덧붙여 자신의 지역할거주의론을 미화해 나갔다.

때문에 그의 이러한 논리는 현실적으로 지역할거주의 현상을 인정하면서 「단계적 발전론」으로 포장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논리에 대해 정치학자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김총재가 주장하는 지역주의의 단계적 발전론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지 모르나 정치발전측면에서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또 지방자치를 지역주의로 단순하게 연결시키는 것도 억지논리라는 주장도 있다. 선진국들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 근대국가를 형성하는 두가지 축은 「지방분권」과 「국가적 통합」이었다. 따라서 정치지도자들은 「지역별 패권정당체제」가 지역할거를 고착화시킨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할 것이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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