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6·25날 쌀 북송에 모두 “감회”/우리쌀 첫 출항 동해항 표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6·25날 쌀 북송에 모두 “감회”/우리쌀 첫 출항 동해항 표정

입력
1995.06.26 00:00
0 0

◎실향민 등 빗속 환송 “개방·통일 씨앗됐으면…”【동해=홍윤오·박진용 기자】 분단이후 국적선으로는 처음으로 북한항구에 닻을 내릴 씨 아펙스호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합창 속에 고동을 힘차게 3번 울리며 뱃머리를 북쪽으로 돌리자 환송나온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이번 항해가 통일의 물길을 트는 뱃길이 되길 한결같이 기원했다.

○…쌀 2천톤을 실은 씨 아펙스호의 선장 김예민(38)씨는 흰 제복차림으로 선미에 올라 거수경례로 출항인사를 했고 15명의 선원들도 갑판위에서 손을 흔들며 환송에 답했다.

이홍구 국무총리등 정부관계자들과 시민들은 굵은 빗줄기가 퍼붓는 가운데서도 배가 멀어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일부 실향민들은 북쪽을 바라보며 연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전쟁때 남편과 함께 월남했다는 표성례(73·동해시 천곡동) 할머니는 『6·25 발발 45주년에 쌀을 보내게돼 감회가 깊다』며 『저 배에 나의 간절한 마음도 함께 실어 두고온 동생과 친척들에게 보내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씨 아펙스호가 부두를 뜨자 이내 인도전 한척이 따라붙어 2척의 배가 나란이 빗속을 뚫고 북쪽으로 향했다.

○태극기 달고 입항할 듯

○…씨 아펙스호는 선수에 인공기를 꽂지않고 출발했으나 선미에는 태극기를 게양한채 북한영해에 진입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정부 고위당국자는 『베이징실무회담에서 합의서에 명기하지는 않았지만 씨 아펙스호가 청진항에 입항할 때도 계속 태극기를 게양키로 양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씨 아펙스호는 영해상에서는 해군함정의 호위를 받은 후 공해상에서는 호위없이 항해하고 북한 영해에 들어서면 북한당국의 지시에 따라 26일 밤늦게 나진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항해거리는 약 5백30로 24시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오 5시부터 열린 출항기념식은 30분전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세차게 쏟아붓는 가운데 20여분만에 끝났다. 행사도중 최인기 농림수산부장관이 이준식 대한무역진흥공사 부사장에게 양곡인도증을 전달하는 순간 마치 축포처럼 천둥이 쳐 하늘도 출항을 축하해주는 것 같은 분위기가 됐다.

○…김선장은 출항기념행사 내내 어깨가 무거운듯 침착한 모습이었으나 선원들은 시종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외항선원 경력 10여년이 넘는다는 한 선원은 『세계를 다 돌아다녔지만 북한만 못 가보았다』며 『이제 소원도 풀고 역사적인 일도 맡게돼 기쁘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