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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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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제 개헌론, 지역감정부추기기, 세대교체론, 이런 것들이 이번 선거를 시끄럽게 만든 정치 이슈들이었다. 지방화시대의 개막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쟁점들이다. 그리고 금방 코앞에 들이닥친 당면현안도 아니다. ◆그런데도 왜 그런 문제들이 벌써부터 부상해서 부산을 떨었을까. 한마디로 지방살림꾼보다는 직업 정치꾼들이 판을 쳤기 때문이다. 직업 정치꾼들중에서도 소위 정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앞장서 설쳐댔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은 왜 그랬을까. 지방정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할 지도자들이 무엇 때문에 그 문제를 제기해 이렇게 물을 흐려 놓았단 말인가. ◆그들 자신의 정치적 장래와 관련된 계산에서 제기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그들의 개인적 목적에 이용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순수한 지방자치의 행사가 아니라 중앙정치의 인질로 전락했다는 소리가 나옴직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는 기존 정당 기성 정치인들의 과잉 개입으로 또 한번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지방선거 자체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초반에 각 정당에서 시장 도지사 후보를 자유경선으로 뽑을 때만 해도 흥이 났었다. 민주주의나 지방자치의 재미를 맛보는 듯했다. 그러나 소위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일선에 등장하면서 분위기는 흐려지고 가라앉았다. ◆대통령직선제가 아니면 죽음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처럼 투쟁해 온 사람들 입에서 내각제 주장이 튀어나오고 있다. 대통령제는 이제 그들의 이익에 맞지 않기 때문인가. 그들은 지자제를 쟁취하기 위해 단식투쟁을 하기도 했고 지자제를 실시하면 지역감정이 해소될 것이라고 역설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다. 세대교체론이 나오고도 남을 만한 시점에 이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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