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크놀로지 리뷰」 상세소개/구토·멀미·환각 등 심각한 정신육체적 장애 우려오락용에서 산업 군사 의학에 이르기까지 무한대로 응용가능한 차세대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발행하는 과학기술 전문지 「테크놀로지 리뷰」지 최신호는 현대과학의 총아 「가상현실」이 가져오는 부작용, 즉 「사이버병(현실이 아닌 가상현실로 나타나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가상실험(시뮬레이션)의 부작용은 50년대말부터 알려져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한 전문기관들이 연구를 해오고 있다. 87년 버지니아 폴리테크닉연구소 존 카셀리박사의 연구결과 가상실험기기의 종류에 따라 식은땀, 구토 피로 등 부작용 발생률이 9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들어 가상실험이 보다 정교한 「가상현실」기술에 의해 대부분 이뤄지면서 이러한 부작용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것은 육체적 고통보다는 심한 정신적 혼란이다. 심리학자 로버트 케네디박사는 비행기조종사가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그전날 경험한 시뮬레이터의 장면이 나타나는 환각상태를 경험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사이버병이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이버병이 발생하는 이유는 「보고 있는 것과 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의 혼란」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물건이 왼쪽에 있다고 생각하면 머리를 왼쪽으로 돌리는데, 아무리 발달된 시스템이라도 동작과 화면변화 사이에 약간의 시간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뇌에 정신적 혼란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구토 멀미 균형상실 환각상태 등 구체적인 증상들의 발생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이버병 증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케네디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시뮬레이터로 훈련하는 헬리콥터 조종사들은 평균 6시간동안 멀미증상을 경험했으며, 환각상태, 균형상실등의 혼란이 12시간동안 계속된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미군과 NASA는 사이버병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증상이 사라진지 24시간 후에야 조종 또는 운전을 허락하고 있다.
업계전문가들은 사이버병이 2000년까지 가정용비디오게임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상현실기술의 확장에 장해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특히 가상현실기술의 주사용자인 21세까지의 낮은 연령대에서 사이버병 증상이 자주 나타나며 50세 이후에는 확률이 상당히 낮아지는 것으로 드러나 더욱 업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뉴욕=김준형 특파원>뉴욕=김준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