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개방화를 선언한 중국은 이듬해 미국과 수교한 후 젊은이들의 해외유학장려에 나섰다. 특히 학교와 당이 추천한 우수학생은 등을 떼밀듯 국비유학길에 오르도록 했다. 이때 중점을 둔 분야는 반도체, 전자, 핵, 물리학등 첨단 이공계였다. ◆80년대초 미국의 대학사회에 「하루 3시간 수면」과 「야간 아르바이트」열풍을 일으킨게 바로 이들 대륙의 유학생들이었다. 끓어오르는 학구열에 학비와 기숙사비는 모자랐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동안 해외유학길에 오른 학생은 모두 22만명. 그러나 이중 35%인 7만명만 귀국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눌러앉는 바람에 큰 골치라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 국가교육위(교육부)는 금년부터 새로운 「유학정책」을 마련해 해외고급두뇌흡수작전을 맹렬히 벌이고 있다. 평생 보장의 직장, 귀국경비의 정부부담, 자유로운 해외여행 허용등도 포함되어 있다. 공들여 키운 인재를 국가가 최대한 수용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이들 해외유학생들사이에 불미스런 「탈선」은 거의 없었음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해외유학생수가 드디어 10만명을 넘어섰다. 교육부는 현재 세계 66개국에 10만6천5백명의 한국인학생이 유학중이며 이는 「사상최대」라고 밝히고 있다. 2년전에 비해 통틀어 25.6%가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한 관계자는 「수적으로 많다는 것이 반드시 자랑만은 아니다」고 개탄한다. ◆특히 미국사회에서 실력부족, 사치, 폭력, 퇴폐, 도박, 약물중독등 말썽을 빚고 있고 중국에선 우리의 탈선유학생들로 베이징(북경)의 압구정동까지 생긴 사실을 꼽는다. 여기에 또 하나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게 있다. 미국 대사관의 비자부정발급에 상당수의 유학생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래도 우리의 유학정책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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