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전지역일수록 두터운 층 형성/과거와 달리 여성비율도 높아져「부동표를 잡아라」
선거를 불과 사흘앞둔 현재 각당과 후보진영은 공히 부동표가 대세를 결정짓는 최대변수라고 보고 이에대한 공략에 막판 득표전략의 최우선순위를 두고있다. 지금까지 여야의 자체 여론조사결과에 의하면 부동층은 전국적으로 30∼40%대에 이르고있다. 그리고 부동층의 분포는 줄곧 다수를 차지했던 20,30대 못지않게 적극적인 투표참여계층으로 여겨져온 50대와 여성의 비율도 높다는것이 과거와 다른점이다.
이번 선거결과에 미칠 부동표의 위력이 전보다 훨씬 강력할수 밖에 없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런 현상은 4대선거의 동시실시에 따른 후보난립으로 후보들의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데서 그 첫번째 원인을 찾을수 있다. 또 여야의 구태의연한 선거전에 식상, 탈정당심리가 확산된데 따른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있다. 부동층은 그러나 선거별, 지역별 선거양상에 따라 다양한 편차를 드러내고있다. 예를 들어 민자당과 무소속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있는 경북은 부동표가 60%에 육박하고 박빙의 3파전 양상인 충북의 경우 50%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전은 절반가량, 강원과 제주는 40%대를 유지하고있다. 반면 판세가 거의 굳어진 광주,전남등은 30%정도에 머물고있다. 일단은 지역의 혼전정도와 부동층의 두께가 비례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비해 서울은 격전지이면서도 부동층이 25%이내로 집계돼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이와함께 선거별로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선거의 순으로 부동층이 많은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예상투표율(70%)을 감안하면 실제 부동층은 20∼30%대로 낮아지는것이 사실이다. 이들 부동표는 선거전 막판의 돌출변수나 사고에 의해 어느 한쪽으로 급격히 쏠리면서 박빙의 승부를 한순간에 갈라버리는 특징을 보여왔다.
지난 92년 14대총선때 강남을구의 안기부 흑색선전물 배포사건이나 91년 광역의회선거 당시 정원식 총리의 외대 밀가루사건등은 부동층의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대표적 사례로 지적된다. 최근 서울시장후보들간에 벌어지는 「전력시비」와 외무부문서의 변조여부를 둘러싼 여권과 민주당의 신경전도 모두 이같은 부동표의 파괴력을 의식한 공세와 방어의 일환이라고 해석할수 있다. 민자당은 앞으로 의외의 악재만 없다면 방대한 조직기반과 자금력을 활용, 전체 부동표의 40%이상을 흡수할수 있을것으로 전망하고있다. 민자당은 『서울의 경우 선거초반에 무소속, 중반에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다면 막판에 정원식 후보가 약진하고 있는것이 이러한 기대감의 근거』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등장으로 기존 호남 및 야권표는 충분히 결집됐다고 보고 이제부터는 선거전을 민자 대 반민자구도로 몰아 부동표를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서울에서 공세의 방향을 무소속의 박찬종 후보에서 정후보쪽으로 선회한것도 이런 맥락이다. 자민련은 충청권에서 김종필 총재의 대규모유세를 통한 바람몰이로 그동안 조직미비로 놓친 이 지역 부동표를 확실히 추스리겠다는 복안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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