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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작가 양석일 나오키상 후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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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작가 양석일 나오키상 후보에

입력
1995.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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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들의 고난그린 장편 「밤을 걸고」로/일 양대문학상 권위… 한국인으론 처음재일동포 2세작가 양석일(59)씨의 장편소설 「밤을 걸고」(NHK출판사간)가 동포작가로는 처음으로 분게이순슈(문예춘추)제정 제113회 나오키(직목)상 후보에 올랐다. 후보자는 양씨를 포함해 모두 6명이며 7월18일 수상자가 발표된다. 나오키상은 아쿠타가와(개천)상과 함께 일본의 양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아쿠타가와상은 88년 이양지씨가 「유희」로 수상한 바 있다.

양씨의 「밤을 걸고」는 50년대말∼60년대초부터 90년대까지를 배경으로 경찰의 감시를 피해 오사카(대판)조병창터에서 고철을 수집해 살아가거나 오무라(대촌)수용소에서 인간이하의 생활을 견디는 재일동포들의 고난을 그린 작품이다. 일본문단은 그의 작품에 대해 「폭발적 생명력」 「역사의 어둠을 밝게 꿰뚫는 불가해한 힘」을 갖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양씨는 오사카(대판) 출신으로 22세때 첫 시집을 냈으나 생활고때문에 잡역부, 점원으로 일했고 인쇄업을 하다가 지금 돈으로 10억엔의 빚을 지고 파산했다. 고향에 아내와 남매를 남긴채 떠돌던 그는 도쿄에서 10년동안 택시운전사로 일했다. 술친구인 출판사편집장의 권유로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도 없이 83년에 쓴 첫 소설 「택시광조곡」이 성공을 거두면서 그는 어느새 작가가 됐다. 작품제목은 광상곡의 상을 일본어로 발음이 같은 조울증의 조로 바꾼 것으로 고통을 밝게 받아 들이는 삶과 작풍을 함축하고 있다. 이 작품은 동포감독 최양일씨가 93년에 「달은 어디에 떠 있나」로 영화화해 상을 휩쓸면서 널리 알려졌다.

그는 어둠과 고난을 그리지만 결코 거기에 함몰되지 않는다. 그는 『고통에 구애되지 않고 크고 밝게 보려 한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살아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재미와 의미를 함께 갖춘 소설을 쓰려고 노력해 왔다』는 그는 현재 3권의 책을 동시집필중이다. 양반집 무남독녀로 열살 어린 신랑에 시집갔다가 일본으로 도망한 제주도여인의 삶을 그린 「어두운 봄」등이다.

그는 「사회주의자」로 자처하면서도 북한을 「봉건국가」로 보고 있다. 『현실공산주의는 집권자와 관료들의 욕망이 팽창, 민중을 억누름으로써 마르크스를 배반했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그는 올해 북한국적을 주저없이 한국국적으로 바꾸었다.<도쿄=황영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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