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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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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이던 기원전 638년 송의 양공은 국가중흥의 명분아래 인접강국 초를 정벌키로 했다. 그해 겨울 송군은 홍수에서 초군과 조우했다. 송군은 이미 포진을 완료했다. 늦게 당도한 초군은 포진은 커녕 허겁지겁 도하하기 시작했다. ◆송의 대사마(국방장관) 목이가 진언했다. 『적이 전부 도강하기 전에 공격해야 합니다』. 양공은 『그건 비겁한 짓이다』라며 응하지 않았다. 초군은 모두 강을 건넜다. 그러나 아직 포진에 들어가지 못했다. 목이가 다시 공격을 촉구했으나 양공은 같은 이유에서 다시 거부했다. 송군은 초군이 진용을 갖춘 뒤 공격했다. ◆중과부적의 송군은 지리멸렬됐다. 송의 양공은 호위병까지 전사하고 자신도 허벅지에 상처를 입었고 그로 인해 이듬해 여름 병사했다. 후세사람들은 생사가 걸린, 그래서 모든 수단을 다해 이겨야 하는 전쟁에서 군자의 도리를 찾다가 멸망을 자초한 송의 양공을 빗대어 송양지인이라 한다. ◆정부는 북한에 쌀 15만톤을 무상으로 제공키로 했다. 추가로 최대 40만톤까지 무상공여할 수 있다고 내부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북한의 식량난이 극심하다는 것은 체면불구하고 「미제의 괴뢰」이며 『경제가 파탄나고 있다』는 「숙적」 남한에까지 긴급지원을 요청한 것이 반증한다. ◆그러나 국민총생산액(GNP)의 25% 이상을 투입하는 북한의 국방비는 늘어만 간다. 특히 미사일전략증강은 가공할 만하다. 남한전역이 그 사정권 안에 들어간 것은 이미 오래다. 북한도 군축하면 굶주림을 줄일 수 있다. 정부의 조건없는 식량원조는 자칫하면 송양지인이 되어 버릴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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