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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규모 늘어 재원마련 걱정도/대북 쌀제공 정부부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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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규모 늘어 재원마련 걱정도/대북 쌀제공 정부부처 움직임

입력
1995.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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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미질확인 등 긴급지시/선적·수송과정 점검 등 긴박○…김영삼 대통령은 22일 하오 청와대에서 대북 쌀지원 관련부처장관회의를 주재, 『일일이 내용을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북한의 식량사정이 대단히 나쁘다』면서 『동포애의 입장에서 그렇게 어려움을 당하는 북한에 쌀 15만톤을 무상으로 주기로 결정하기까지 오랜 시간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이번의 쌀지원 결정은 통일로 가는데 있어 역사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뒤 『역사이래 처음있는 일이니만큼 뿌듯한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것 같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쌀을 빨리 보내달라고 해서 우리나라 전역의 항구 10군데에서 보내기로 했다』며 『5천톤이나 1만톤을 넘는 배도 많지만 북한의 항구사정도 고려해 2천∼3천톤을 싣는 배로 급히 보내려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15만톤은 대단히 많은 양으로 창고에서 꺼내 도정공장까지 가는 작업도 간단치않다』면서 『전국의 도정공장과 부대를 만드는 중소기업을 24시간 가동해 쌀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재정경제원측은 남북한 쌀 회담에서 지원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늘어나고 추가지원도 협의키로 합의하자 재원마련 걱정에 다소 당혹해 하는 모습.

그러나 북한 쌀 지원에 대해 유·무상에 관계없이 세계무역기구(WTO)나 세계식량농업기구(FAO)등으로부터 여러 형태의 제지가 있을 것으로 우려했으나 대표격인 미국이 이번 일을 전폭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안도하는 분위기.

○…농림수산부는 이날 상오 최인기 장관 주재로 1급회의를 열어 북한에 수송할 쌀의 도정 수송 선적에 이르는 전과정을 재점검하고 아직 구체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 10만톤의 조달 및 가공방법등을 집중논의.

농림수산부는 지원규모 증가에 따른 국내수급문제를 검토한 결과 올해 수급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으며 내년에도 올 목표량 3천4백43만섬(4백92만톤)이상 생산되면 쌀수급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농림수산부는 이와함께 전국 9천여개소의 정부양곡창고에 보관중인 89∼93년산 일반미의 상태등을 재확인토록 각 시·도에 긴급지시하고 특히 정부가 보유중인 쌀중에서 가장 오래된 89년산 일반미에 대해서도 미질확인을 지시했다.

○…쌀 수송을 맡고 있으면서도 그동한 함구하고 있던 건설교통부는 남북한 합의문이 공식발표되자 22일부터 대북쌀지원 수송대책반을 구성하는등 부산한 움직임.

건교부는 정임천 물류심의관을 반장으로 한 수송대책반을 중심으로 수송항만지정 수송선박확보 입출항등 단계적 수송추진계획 마련에 나서 이날 상오 이달말까지 1만톤을 보내는데 필요한 수송항만과 선박을 확보하고 일일확인 및 점검체제에 돌입.

건교부는 쌀 지원이 마무리될 때까지 수송대책반을 24시간 가동할 계획이다.

○…21일 야간 실무대책회의에 이어 22일 대통령 주재의 관계장관회의까지 열리는등 쌀문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통일원 실무자들은 쌀 15만톤을 보내는데 소요되는 재원마련과 쌀 수입방안등을 새로 작성하느라 분주한 분위기.

통일원등 각부처 실무자들이 그동안 마련해온 쌀지원방안은 5만톤 지원을 전제로 한 것으로 15만톤 지원합의 사실은 담당 실·국장들도 나웅배 부총리의 발표이후에야 알게 됐다는 후문이다.<신재민·이상호 기자>

◎“2차회담때 다른 현안도 논의”/귀국 이석채 차관 일문일답/우성호 선원송환 비공식석상서 제기/북,우리기업 대북투자 늘려주길 희망

이석채 재정경제원차관은 22일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북한과의 2차 쌀지원회담에서는 쌀문제 이외의 남북현안들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차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귀국, 김영삼대통령에게 남북 쌀회담결과를 보고한 뒤 총리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한이 상호신뢰를 회복, 2차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면서 『이 회담에서는 경협확대를 위한 당국간 투자보장등 쌀문제 이외의 다양한 문제들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해 2차회담을 포괄적 남북회담으로 격상시킬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북한측과 비공식석상에서 우성호 선원의 송환문제등를 여러차례 제기하는등 폭넓은 논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차관은 『북한측은 당초 1백만톤이상의 쌀을 요구했다』면서 『우리측은 동포애적 차원에서 우선 지원가능한 양을 제공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이 쌀을 얼마나 요구했나. 추가지원은 있을 것인가.

『북한은 다다익선이라고 했다. 이번 접촉에서는 1백만톤 이상을 희망했다. 신뢰회복 차원에서 처음 시작이 중요하다. 15만톤부터 시작해 대화를 통해 추가지원 문제를 합의해 나갈 것이다』

―2차회담의 성격은.

『최소한 쌀문제가 논의될 것이며 그 외의 폭넓은 다른 현안들도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합의문 전문이 공개 안된 이유는.

『북측이 비공개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공개 안된 부분이 있더라도 우리에게 불리한 내용은 없다』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발표하기로 했으나 북한에서는 전혀 발표가 없는데.

『각자가 알아서 하면 된다. 우리는 우리대로 발표한 것이다』

―쌀문제 이외에 남북경협등에 관한 논의가 있었나.

『이번에는 쌀문제가 중심이었다. 다만 수차례 비공개 접촉을 통해 서로 느꼈던 주제들에 대해 광범위한 얘기들이 오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나 접촉 횟수등은 공개할 수 없다. 북측은 우리 기업들이 북한에 되도록 많이 투자해주길 희망했다』

―김영삼 대통령 친서나 구두메시지가 전달됐나.

『친서는 없었다. 이번 쌀제공은 순수한 동포애적 차원에서 북한을 돕겠다는 대통령의 결단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그 뜻이 전달됐을 것이다』<유승우·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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