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와 갈라놓기. 선거때만 되면 나오는 얘기다. 이 표현의 대상은 전북지역이다. 여당은 홀로서기를 주장하고 야당은 이를 갈라놓기 음모라고 반박한다. 유권자들은 헷갈릴 수 밖에 없다.최근 전북지역에서는 여야가 또다시 이 문제로 치열하게 맞붙었다. 지난 18일 민자당의 김덕룡 사무총장은 이 지역 지원유세에서 『전북은 특정인을 위한 헛된 봉사를 그만두고 자존심과 긍지를 살려야한다』면서 「홀로서기」를 부각시켰다. 이어 황인성 전총리도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야당 선택이 이 지역에 가져다준 것은 낙후와 가난뿐』이라고 인물론을 강조했다. 황전총리와 김총장은 모두 이 지역출신이다.
비슷한 시각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은 전북의 인근지역 유세에서『여당이 전북 홀로서기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전남북을 이간시키려는 짓』이라며 여당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김이사장은 「호남푸대접론」을 거론하며 『현 정권이 잘했다고 생각하면 민자당을 찍고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을 찍으라』고 대응 논리를 폈다. 전남이든 전북이든 꼴찌를 다투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어느쪽의 논리가 더 유권자의 마음을 파고들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이런 논쟁이 계속될수록 가장 가슴을 졸이는 사람은 역시 민자당의 강현욱 지사후보이다. 화려한 경력으로 어느정도 득표기반을 다졌다고 자신하던 강후보측은 이런 논란 자체가 가져올 부정적 효과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홀로서기가 논쟁거리가 되는 현실은 바로 지역바람의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단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3·14대 총선때 이 지역에서 선거를 치렀던 한 여당정치인의 말이 강후보의 마음을 대변할 것같다. 『볏단을 어렵게 하나하나 세워놓은 뒤 자고일어나면 황색바람에 모두 쓰러져있는 것을 보고 참담함을 느꼈다』
홀로서기도 갈라놓기도 필요없는 선거가 기다려진다.<전주=김혁 기자>전주=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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