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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송곳 위협 “명령 따르라”/「전일항공기 납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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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송곳 위협 “명령 따르라”/「전일항공기 납치」 이모저모

입력
1995.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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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유·회항요구… 당국,비상대기/승객 1층 억류… 한국인 없는듯21일 상오 11시32분 일본 도쿄의 하네다(우전)공항을 떠난 전일본항공(ANA) 보잉 747기는 이륙 25분만인 11시57분 야마가타(산형)현 상공을 날던 중 납치됐다. 2층 1등석에 앉아있던 납치범이 얼음송곳으로 담당 여승무원을 위협하면서 조종석을 향해 자신의 명령에 따를 것을 요구했다. 기장은 즉시 도쿄관제탑에 피랍사실을 보고하는 한편 12시 3분께 ANA도쿄지점에도 이를 무선으로 알렸다.

피랍기는 12시42분 예정대로 하코다테(함관)공항에 내렸으나 범인의 요구에 따라 유도로에 들어선데다 유리창 가리개를 모두 내려 외부에서는 기체 내부를 볼 수없는 상태다.

납치범과의 접촉은 기장이 무전으로 범인의 요구를 경찰측에 전달하고 경찰측의 답변을 범인에게 전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고바야시 사부로(소림삼랑)라고 신원을 밝힌 납치범은 당초 하네다공항으로 회항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고기는 급유문제로 인해 어쩔 수없이 하코다테공항에 착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측은 범인이 옴진리교 신도를 자처하면서 아사하라 쇼코교주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어 이번 납치극은 일단 옴진리교 행동대원의 소행으로 보고있다. 납치범 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승무원들이 결박당했다는 정보등을 미루어 1층 객석내에도 복수의 공범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관련, 교도통신은 탑승객 명단을 옴진리교 신자명부와 대조한 결과, 고바야시를 포함 5명의 신도가 피랍기에 탑승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공항주변에는 70명의 옴진리교 신자가 탑승했다는 정보도 흘러나와 경찰을 긴장시키고 있다. 경찰은 또 범인들이 얼음송곳외에도 플라스틱 폭탄을 갖고 있다는 기장의 보고로 더욱 긴장하고 있다.

○…범인은 아사하라교주 석방외에도 ▲급유후 하네다로 회항 ▲쌍안경 제공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공항당국이 밝혔다.

이에 따라 피랍기의 공항도착 1시간여만인 하오 1시53분께 급유용 유조차가 사고기 뒤편으로 접근하고 두사람이 기체로 다가가 급유작업을 시작하는듯 했으나 이내 물러나왔으며 그후 밤늦게까지 급유가 이뤄지지 않았다.

범인은 재급유가 이뤄지지 않자 기장의 무전연락을 통해 『요구를 들어주지않으면 객실승무원부터 보복을 시작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코다테공항 관제탑에 의하면 기장은 이와함께 『승무원 전원이 결박 당했으며 헤드기어도 벗겨진 상태다』 『물이나 식료품은 아직 걱정이 없는 상태다』 『승객들은 모두 1층에 억류돼 있다』 『범인은 환자와 어린애들을 잘 돌보도록 지시했다』는등의 연락을 보내왔다.

또 객실승무원으로부터 『범인이 AIDS에 걸려 있다』거나 『승무원이 상처를 입을 우려가 있다』 『3분이내 응답이 없으면 실행하겠다』는등의 연락이 들어왔으나 정확한 상황은 파악되지 않았다. 이는 기내사정을 알수 있는 유일한 정보인 무전연락 내용을 경찰당국과 항공사가 극히 일부만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일 한국대사관과 도쿄 총영사관은 사건직후 일외무성을 통해 승객중 한국관광객이나 교민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했으나 한국승객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정정검 도쿄총영사는 『외무성에서 승객명단을 긴급입수해 조사하고 있다』며 탑승객중 1백38명이 삿포로로 가는 단체관광객이어서 개별 명단을 파악할 수는 없으나 기타 개인명단중에는 한국식 이름은 없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측은 그러나 단체관광객에 한국인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고 일본식 이름을 쓰는 교포들도 있어 확인작업을 계속키로 했다.

○…정부여당수뇌 연락회의에 참석중 사건을 보고받은 무라야마(촌산부시)총리는 이가라시 고조(오십람광삼)관방장관을 통해 긴급대책본부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무라야마총리는 또 『우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확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방위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인근의 육상자위대 제7, 11사단의 화학방호소대에 긴급출동 대기령을 내리는 한편 항공자위대의 치토세(천세), 미사와(삼택)기지 소속의 F 15전투기 2대와 F 1전투기 2대를 출동시켰다.<도쿄=이재무·황영식 특파원>

◎기장 “연료공급 안하면 시한폭탄 가동 위협”/여객기­관제탑 피랍직후 교신 내용

다음은 피랍기 기장이 사건 발생직후 관제탑에 타전한 긴급무선 내용이다.

▲21일 12시3분=2층 객실에서 한 남자가 얼음송곳으로 위협하고 있다. 옴진리교 신자인 것 같다.

▲12시30분=범인의 요구다. 활주로에서 연료를 보급해 달라. 범인은 객실 유리창의 빛 가리개를 모두 내리라고 요구한다.

▲12시33분=승객들에게 공중납치사건 발생을 알렸다. 또 기내방송으로 12시40분 하코다테공항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12시47분=(범인으로부터) 활주로에 누구도 접근시키지 말라는 요구다.

▲12시55분=기체에 접근하고 있는 사람 수를 확인해 달라.

▲12시59분=범인은 연료보급을 빨리 하라며 신경질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

▲1시18분=(범인이) 연료보급을 하지 않으면 플라스틱 폭탄 시한장치를 풀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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