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은 3박4일간의 호남유세기간에 전남북과 광주시를 넘나들면서 하루에 10여시·군씩을 누볐다. 그의 유세강행군은 정계은퇴전인 14대총선이나 대선때와 비교해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는 적어도 선거유세 측면에서는 완벽한 정계복귀를 한 셈이다.그에 대한 호남사람의 성원도 거의 달라진 것같지 않다. 물론 무소속출마자등 일부 인사들이 그의 호남방문을 적대시한 것은 지난 대선때까지의 분위기와는 다른 것이다.
김이사장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하오에 일정이 잡힌 유세는 늦어지기 일쑤였지만 6월의 뙤약볕에서 3∼4시간씩 앉아서 기다리다 그가 나타나면 열광했다. 일정이 밀리고 밀려 어떤 곳에서는 심야 유세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이사장이 유세장연단에 오르고 내려갈때는 인파로 발길을 떼어놓기조차 어려운 일이 매번 벌어졌다.
김이사장이 김영삼대통령의 세대교체론에 대해 『세대교체는 국민이 자연스럽게 표로 하는 것이지 권세가진 대통령의 결정사항이 아니다』라고 강력히 반박할 수 있는 것은 이런 분위기때문일 것이다. 그는 21일 김제유세에서 『김대통령은 나의 유세장에 수많은 인파가 운집한 사실을 똑바로 알아야할 것』이라고 말하기까지했다.
그에 대한 호남사람의 열광은 「대책 없는」 일종의 사회현상인 것같다. 나이든 할머니들이 덩실덩실 춤추는 것을 보고 소박한 민중정서의 한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를 저급한 지역감정으로 머물게하느냐 긍정적인 정치에너지로 승화시키느냐는 순전히 정치인들에게 달렸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 맹목에 가까운 지지를 받는 정치인들은 더욱 겸허하고 신중해져야한다는 생각이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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