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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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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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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악수를 한번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쯤 될까. 그야 사회풍습이나 개인의 형편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겠지만 대충 짧으면 1∼2초 길어야 5초를 넘지 않을 듯싶다. 89년 고르바초프가 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고 베이징(북경)으로 날아가 덩 샤오핑(등소평)을 처음 만났을 때 두 사람의 악수는 30초동안이나 계속돼 화제가 됐었다. ◆캐나다 핼리팩스의 G7정상회담에 참석한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이 도착직후 각국의 참석인사들과 악수하는데만 25분이 걸렸던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이 기사는 그가 정상외교는 뒷전에 밀어둔채 아직도 대통령당선 때의 기분에 취해 있는 것 같다고 꼬집고 있다. ◆지난 9일 그는 대통령취임 기념으로 유럽연합(EU)각국 정상을 엘리제궁에 초대해 만찬을 베풀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긴장되고 있는 보스니아 사태가 자연스럽게 화제에 올랐다. 그리스의 파판드레우총리가 같은 그리스정교 교도인 세르비아 편을 들어 『세르비아 민족은 그들의 종교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줘야 한다』며 설명을 시작했다. ◆그러자 시라크대통령이 갑자기 그의 말허리를 끊고 끼여들어 『종교전쟁이란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들에게는 신앙도 법도 없다. 테러리스트일 뿐이다』라고 규탄했다. 또 네덜란드의 코크총리에게는 『마약 밀수를 박멸하는 작업을 시작하지 않으면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일방 통고하는등 좌충우돌하는 바람에 만찬분위기가 엉망이 돼 버렸다고 프랑스신문들은 전하고 있다. ◆그의 정치입문을 도와 준 퐁피두 전 대통령은 그에게 「불도저」라는 별명을 붙여 줬다지만, 최근의 핵실험재개 발표에서 보듯 성취감에 취한 불도저 대통령의 밀어붙이기는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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