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부·생모 만난 10여명 “감회의 눈물”갓난아이 시절 가족과 고국을 등져야 했던 해외 입양아들이 친부모를 만나기 위해 그리던 고국땅을 찾았다.
미국 CHSM(CHILDREN`S HOME SOCIETY)이 주관하고 국제관광공사와 한국일보사가 공동후원한 「해외입양아 모국방문 및 뿌리찾기사업」에 미국 입양아 31명은 양부모와 함께 고국을 찾아와 12일간의 방문일정에 들어갔다.
미국 사회봉사법인체 CHSM은 한국 중국 등 16개국에서 보내진 입양대상자를 기르거나 양부모를 찾아주는 단체로 우리나라와는 지난 68년부터 입양을 받기 시작, 5천여명의 입양아가 이 기관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들은 대부분 미혼모에 의해 생후 1년미만일 때 입양기관에 맡겨져 이름 가족 출생지 등 뿌리에 관한 기억은 전혀 없이 성장했고 이번이 첫방문이다.
지난 16일 입국해 4일간의 서울관광을 끝낸 입양자들은 20일 동방아동복지회 홀트아동복지회 등 자신을 입양시킨 사회복지기관을 찾아 미국으로 갈 때까지 길러준 각자 위탁모를 만났고 친가족과 연락이 닿은 10여명은 꿈에 그리던 혈육상봉을 했다. 혈육을 만난 입양자들은 대부분 덤덤한 표정이었으나 생모의 눈물앞에 이내 자신들도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24세의 여성입양자는 6개월때 보내진 뒤 20여년동안 「고국의 가족은 편안히 잘살고 있으니 너도 잘 살아달라」는 편지와 항상 값진 선물만을 우편으로 받아왔다. 「부자로 잘살면서 왜 나를 보냈는가」하는 원망속에 생모를 만났다. 그러나 생모는 지하셋방에서 행상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다. 힘들게 번 돈을 자신을 위해 써온 것을 알고 귀국을 10여일 늦추면서까지 가족과 함께 지내기로 했다.
아버지와 딸이 만난 사례도 있다. 입양아로 떠나보낸 딸을 18년만에 만난 아버지는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된 딸에게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했고 딸은 눈물만 지었다.
상봉을 주선한 김학주(56) 동방아동복지회장은 『가족을 만난 입양아들은 그간 가졌던 서운한 감정을 모두 씻어버리고 오히려 재결합을 긍정적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전했다.<염영남 기자>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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