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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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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프랑스 아르데슈지방에서 발견된 쇼베동굴의 벽화를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으로 조사한 프랑스와 영국의 고고학자등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이 그림은 최소한 3만년전의 구석기시대에 그려져 지금까지의 동굴벽화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현재 알려져 있는 최고의 것은 1992년 마르세유부근에서 발견된 2만7천년전의 것이었다. 이번 조사로 말 하이에나 순록 곰 들소 맘모스 사자 올빼미 표범 산양 코뿔소등 동물 12종이 그려진 3백여점의 목탄화중 일부 코뿔소와 들소는 3만2천년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가장 최근 것도 2만년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됐다. ◆학자들은 벽화가 구석기시대는 원시사회란 우리의 통념에 혼란을 일으킬 만큼 선이 너무도 정교한데 넋을 잃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회화발전과정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다. 인간은 처음엔 거칠고 조잡한 선으로 그림을 그리다가 점차 정교한 선으로 발전해 온 것으로 생각했다. ◆이러한 주장은 이제 그 근거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인간은 일찍부터 예술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 것 같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한 학자들의 의견이다. 이보다 후에 그려진 그림이 조잡한 것은 미술도 나라처럼 흥망성쇠가 반복되면서 발전해 온데 그 까닭이 있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그동안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연대를 측정한 다른 동굴의 그림도 다시 조사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벽화의 뛰어난 예술적 향기가 3만년의 시공을 초월해 구석기시대를 보는 인간의 눈을 바꾸도록 한 것이다. 예술의 길고도 긴 생명력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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