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물량배정·포장재생산 지시/5만톤지원때 6백92억원 소요정부는 베이징(북경) 남북차관급 쌀회담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19일 북한제공 쌀 5만톤(35만섬)중 1차분 물량의 선적준비에 들어가는 한편 나머지 물량에 대한 도정 및 선적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정부는 하루 도정능력(도정공장 1개소 하루 16시간 가동할 경우)이 1만여톤에 달하고 있으나 전국의 도정공장 가동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에 제공할 쌀의 도정능력은 하루 2천톤가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포장재 마련, 수송수단(선박)마련, 하역능력등을 감안, 이번주내에 선적할 수 있는 물량을 비축쌀을 포함해 1만톤으로 잡고 있다.
농림수산부는 이에 따라 각 도지사에게 북한에 제공할 쌀의 물량확보를 지시했다. 정부양곡의 도정은 농림수산부가 물량을 각도에 배정하면 도지사가 도내 양곡보유창고의 현황을 확인한뒤, 양곡창고에 도정을 지시하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농림수산부는 또 북측이 아무런 표시가 없는 포장재로 포장해줄 것을 요구해옴에 따라 현재 전국 25개 정부양곡포장재생산공장이 보유하고 있는 무표지포장재를 각 양곡도정공장에 긴급 수송토록 요청하는 한편, 나머지 물량(4만톤분 1백만장)을 생산토록 했다. 이와 함께 곡물의 국내수송을 전담할 대한통운에 양곡수송용 10톤트럭 1천대를 긴급 확보해주도록 요청하고 건설교통부등과 구체적인 수송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정부는 또 제3국 선박을 통해 해상으로 쌀을 실어나르기로 하고 선박확보에 들어갔다. 수송루트로는 도정공장이 밀집해 있는 호남과 영남의 목포 군산 부산 또는 인천항에서 선적, 북한의 나진 남포 청진 원산등까지 실어나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선적항으로는 목포와 군산항이 유력시되고 있다.
북한 항구까지 쌀을 수송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도정작업이후 선적항구까지 옮기는데 1∼2일, 선적에 1∼2일, 북한항구까지 항해하는데 2∼3일등이 걸려 항구에 따라 4∼7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가 쌀 5만톤(35만섬)을 북한에 지원할 경우 드는 경비는 제공쌀의 생산연도에 따라 4백61억∼7백14억원으로 추정되나 현재 정부가 93년도산을 보낼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7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정부가 지원할 것이 확실한 93년도쌀의 가격은 톤당 1백26만2천원으로 5만톤의 곡물값만도 6백31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가공운임 28억원, 포장재비용 4억원, 포장비용 5억원, 국내수송비 8원원과 출고료 상·하차료등을 합하면 곡물값과 선적준비비용만 모두 6백82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여기에다 선박운임시 톤당 선적료가 9천원, 운임이 1만1천4백원에 이르러 선적비가 10억원으로 모두 6백9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박영기·김동영 기자>박영기·김동영>
◎북경 남북쌀회담 현지표정·정부움직임/공급규모 등 신중협의로 지연/최초 5만톤 제시에 북대표실망 한때 “어색”/통일원·외무부선 “순조” 평가 후속조치 분주
베이징(북경)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한 쌀회담이 19일 서울과 평양에서 합의발표가 있을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1∼2일 더 계속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담지연 이유를 놓고 갖가지 분석이 난무했다.
쌀제공문제외에 남북간의 또 다른 문제가 논의되는 것같다는 분석을 하는 이는 남북한 간의 경협, 경수로문제, 남북고위당사자 접촉뿐만 아니라, 남북정상회담문제까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반면에 남북한이 오랜만에 만났으니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겠지만 이번 회담은 애초에 쌀문제로 국한시키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만큼 회담지연 이유는 쌀공급규모와 관련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측이 처음 제공할 쌀 규모로 5만톤을 제시하자 북한측 대표들이 실망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 북측의 한 대표는 쌀 5만톤은 북한 주민 2천5백여만명이 3일정도 활용할 수 있는 양이라며 『남조선 정부가 같은 동포에게 이럴 수 있느냐』고 흥분해 회담장 분위기가 한때 어색해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하지도 않을 브리핑약속으로 한국기자들의 회담장추적을 막았던 한국대사관측은 19일에도 역시 『발표할 것이 없다』고 함구로 일관했다.
그러나 추적끝에 쌀회담은 17일 이후 계속해서 베이징 교외 북서쪽에 위치한 샹그릴라 호텔에서 계속 열려 왔음이 확인됐고 북한 대표단은 17일 투숙하고있던 쿤룬(곤륜)호텔에서 귀빈로우(귀빈루)호텔로 옮긴 것이 확인됐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통일원은 19일부터 베이징회담의 진행상황이 공식경로를 통해 보고되기 시작하자 관련부처간 실무대책회의 준비등 후속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나웅배 부총리는 이날 상오 간부회의에서 회담 추이를 설명하고 대책마련에 만전을 다하라고 지시. 나부총리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남북한이 오랜만에 대좌했으므로 합의 타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오늘까지의 언론보도는 사실보다 앞서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담타결에 정치적인 걸림돌은 없다』고 말해 베이징회담이 사실상 잠정합의상태에 도달, 첫 선적분의 인도시기와 후속 지원량문제등이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통일원은 이어 송영대 차관주재로 장시간 자체 실무협의를 계속하며 금명간 개최될 곡물지원대책회의를 앞두고 관련부처간의 분담상황을 점검했다.
○…외무부는 베이징 쌀회담을 순조롭다고 평가하면서도 베이징보다는 일본쪽 움직임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 한 고위 당국자는 『일본 담당 동북아1과장이 베이징의 정부대표단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북 쌀지원문제의 역할분담과 관련, 『외무부는 일본쌀을 막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외무부의 역할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외무부의 김하중 아주국장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16, 17일 일본에서 양국간 비공식 아주국장회담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정부가 일본측과도 비밀 협의를 진행해왔음이 드러났다.<유승우·고태성 기자>유승우·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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