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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기울이기/안재현(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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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기울이기/안재현(메아리)

입력
1995.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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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제각각이듯 한 가정이나 직장, 지역사회, 나라도 서로 다른 분위기와 느낌이 있다.자신이 오래 몸담았던 것들에서 떠나 있다 다시 그속으로 들어갈 때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게 되는 것은 비교의 잣대가 생활속에서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나는 최근 2년간 한국일보 대구취재본부에서 근무하다 돌아왔다. 대구를 떠난지 거의 20여년 만에 한 지역사회를 나름대로 조망해 보는 경험을 했다.

당시 나는 대구가 왜 지역을 다른 곳에 알리려고 하지 않는지, 행정기관은 왜 그같은 노력을 하지 않는지 안타까워도 하고 분개해 하기도 했다.

공군비행장안에 있는 공항도, 역도, 버스터미널도 그저 가고 오는 곳으로의 기능만으로 바빴다. 그래서 우리 취재본부 기자들은 인구 2백50만의 대도시가 연간 5천만원의 관광예산만 확보하고 있는 아픈 현실과 실상등을 기사로 썼다. 또 우리들은 이같은 현상들이 혹시 오랜 기간 정치권에 안주한 지방행정관료등이 『가만히 있어도 우리들은 올라가고 찾아올 사람은 안 알려도 찾아온다』는 타성에 알게 모르게 젖은게 아니냐는 풀이도 했다. 결론은 그 피해는 지역사회가, 지역민들이 안기 때문에 문제였다. 그러다 동대구역밖에 우중충하게 서있던 관광안내센터가 역대합실 한가운데 새 모습으로 등장했을 때 우리 모두는 정말 반가워 했다.

서울도 메시지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안 알려도 찾아오기는 마찬가지인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도 오가는 사람들을 향한 정성담긴 그림이나 안내쪽지를 찾아보기란 어렵다. 적어도 사람들의 시선이 제일 먼저 가는 곳에는 사람들을 위한 길잡이가 있어야 한다. 주민들의 선택과 관계없이 임명돼 오던 시장·도지사와 시장·군수를 직접 뽑는 선거를 맞아 많은 사람들은 이전의 대선·총선때와 다름없는 공약들의 홍수속에 지금 어떤 역할을 할 누구를 뽑아야 할지 혼란을 느끼고 있다. 곳곳에서 후보들의 선거전 열기는 높지만 유권자들은 냉담한 반응이라는 보도가 늘어난다.

이때문에 청중들을 끌어모으려던 후보들이 유권자들을 찾아 시장이나 도심의 길목으로 나가는 소위 「밀착유세」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른다.

후보자들을 주민들의 삶의 현장으로 끌어내 보려는 유권자들의 소리없는 결의에 후보들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수도권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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