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우리영화도 「디지털」로 만든다/영화사 신씨네 「엘리베이터」 제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우리영화도 「디지털」로 만든다/영화사 신씨네 「엘리베이터」 제작

입력
1995.06.20 00:00
0 0

◎컴퓨터그래픽 활용 화면배경 처리/관객에 생생하고 재미난 감동 전달「서기 20000년의 미래도시 서울. 극심한 공해를 견딜 수 없게 된 사람들은 오염된 대기층을 벗어나기 위해 신바벨탑을 쌓는다. 탑건설을 둘러싼 암투가 도시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다. 밀폐된 공간에 갇힌 사람들은 생존과 파멸의 갈림길에서 울부짖는다」

영화사 신씨네가 만들고 있는 심리드릴러영화 「엘리베이터」의 줄거리다. 이 작품은 극장흥행에 목을 매는 보통영화와는 목표부터 사뭇 다르다. 영화는 물론 컴퓨터게임, CD롬카탈로그, 캐릭터상품 등을 일거에 쏟아내 「엘리베이터선풍」을 일으킨다는 이른바 「동시다발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엘리베이터」에는 민병천(27)감독을 비롯해 젊은 영화일꾼들이 일제히 동승했다. 제작팀의 평균나이는 27세. 『불황에 허덕이는 한국영화를 「엘리베이터」로 끌어 올리겠다』고 기염을 토하는 이들의 지상목표는 「영화의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것」이다.

프로듀서 안수현(26)씨는 『할리우드에선 이미 극장흥행으로 영화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웬만큼 흥행에 성공한다 해도 엄청난 제작비와 광고비, 출연료를 제하고 나면 손해보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할리우드는 영화와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는 오락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가정용비디오부터 인형, T셔츠 등 캐릭터상품, 컴퓨터게임, 사진집 등 무궁무진한 황금시장을 발견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시장을 겨냥한 의욕적인 그룹이 태동하고 있다.

『영화를 디지털데이터로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배경이나 캐릭터가 디지털데이터로 저장돼 있다면 별도의 노력 없이도 다양한 하이테크상품을 만들 수 있죠』 그래서 신씨네 컴퓨터그래픽스의 박관우(28)실장은 「엘리베이터」의 그래픽작업에 쓰이는 모든 데이터를 애지중지 간직한다.

설사 영화엔 삽입되지 않는 그래픽도 게임개발을 맡고 있는 유현수(27)씨와 CD롬카탈로그를 만들 김범주(26)씨에겐 더없이 중요한 살림밑천이다.

민감독은 『재미있는 영화와 흥미진진한 게임을 동시에 발표해 한국영화의 숨은 영파워를 과시하겠다』고 다짐한다. 11월에 개봉될 영화를 보고 바벨탑의 주인공이 되고픈 관객이 있다면 극장을 나오자마자 「엘리베이터」게임을 사서 미래도시 서울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김수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