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조폐창 도난 사건을 수사중인 청주지검 특별수사반은 18일 백녕현 창장을 소환해 직무상 과실책임 여부를 조사했다. ◆직원들의 사복 탈의장과 작업복 진열대를 분리해서 설치토록 한 내부규정을 어겨 탈의장에 진열대를 설치하는등 보안관리를 허술하게 한 혐의라고 한다. 보안담당자가 외부인 출입사항등을 제대로 기록하지 않고 검색도 제대로 하지 않는등 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은행권(돈)보관 책임의무가 있는 자가 과실로 이를 분실했을 경우 3백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조폐공사법(38조)위반혐의로 이들을 사법처리한다는 게 검찰의 방침이라고 한다. 애인에 정신이 들뜬 신세대 여직원 하나가 순간적인 탐욕으로 뭉개버릴 수 있는 법규였을 뿐아니라 국민의 이름으로 지켜야 할 의무의 값어치가 고작 3백만원이라는 얘기가 아닌가. ◆하지만 국민은 합법적인 진본 화폐가 돈으로서 효력이 없는 불법화폐가 될 수도 있고 그 때문에 자기가 지금 쓰고 있는 돈이 가짜일 수도 있으며 재수 없으면 어이없게 범죄자가 될수도 있다는 사실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국가질서의 근본이 깨진 중대 사태로 보고 있는 것이다. ◆3백만원의 벌금이니 내부관리 잘못이니 하며 사태를 단순화시켜 서둘러 종결지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정부의 국가를 관리하는 기본적인 자세와 능력에 대해 더 큰 실망을 하고 있다. 정부 스스로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될 일』이라면서 그 사후 처리는 「있을 수도 있는 우발적 사고」로 종결시켜가고 있는 게 아닌가. 「관리」의 문제는 조폐공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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