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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으로 해외로 사활건 “기술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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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으로 해외로 사활건 “기술사냥”

입력
1995.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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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R&D비용 작년비해 40∼50% 늘어/고급두뇌 “입도선매”·외국기업 인수합병도시장환경이 급변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경쟁도 분초를 다투는 숨가쁜 속도전으로 변했다. 하루 한개꼴로 민간기업연구소가 신설되고 대학에는 고급두뇌를 「입도선매」하려는 기업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다. 선진기술이 있는 세계 곳곳에 한국 기업들은 극성스럽게 협상카드를 보내고 있다.

올해는 현대그룹이 1조5천억원, 삼성그룹이 1조3천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키로 하는등 주요 대기업들의 R&D비용이 지난해보다 최고 40∼50%까지 늘어났다. 올해 설립될 민간연구소만 3백20여개. 그동안 여력이 생기면 설비확장에만 치중해온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기술의 현대」를 모토로 올해 R&D분야에 가장 많은 투자를 계획중인 현대그룹은 경기 이천에 산업전자 연구소와 반도체 제1연구소를 완공한데 이어 경기 남양만에는 신차개발을 위한 남양만연구소를 건립중이다. 삼성그룹도 올해초 수원에 멀티미디어연구센터를 세우는등 전자부문에만 1조6백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대우는 올해 자동차에 1천5백억원을 투자하고 용인의 고등기술연구원을 준공할 방침이며 포철도 지난 3월 신기술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올해는 특히 해외 R&D투자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선진기술을 재빨리 습득하고 시장규모가 한정돼있는 국내 울타리를 벗어나 해외시장 밀착형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무려 84.6%나 늘어난 1천2백억원을 해외R&D에 투자키로 했고 현대 LG 대우전자등도 해외투자액을 지난해보다 각각 40∼60%씩 늘렸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가 96억원, 기아가 50억원을 투자키로 했고 포철은 유럽연구소를 신설하는등 해외R&D에 1백80여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대우중공업은 미 MIT공대의 산업체협력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부터 자기부상열차의 핵심기술을 개발중이다.

외국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과 지분참여, 전략적 제휴가 새로운 기술확보 방식으로 등장한 것도 최근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M&A는 기술뿐만 아니라 인력과 장비, 특허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전자는 지난해말 미국 AT&T-GIS사 비메모리반도체부문을 3억4천만달러에 매입했고 대우자동차는 영국 IAD그룹의 자동차연구소를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말 미국의 ATM교환기 핵심부품 개발회사인 IGT사를 인수했고 LG전자는 다국적 멀티플레이어 제조업체인 3DO사에 1천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3.04%를 인수했다. 멀티미디어의 핵심기술을 가진 선진업체와 공동개발체제를 구축해 「미래기술」을 습득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학에 테크노밸리를 건립하거나 연구지원금을 제공하고 대학의 우수인력을 지원받는 기업도 많다. LG그룹과 한국이동통신은 이달초 현재 조성중인 서울대 연구공원에 각각 3백억원씩을 출연, 화학·전자관련 기초연구동과 정보통신 연구동을 건립키로 했다. 이로써 LG와 한국이통은 향후 20년간 이 연구소를 무상사용하고 대학의 우수인력을 지원받아 연구활동을 하게된다. 현대전자도 최근 연세대에 연세공학연구센터 건립 지원금으로 70억원을 기증했다. 유공도 지난 92년부터 총1천1백억원을 투자, 대덕연구단지내 17만5천평부지에 국내 최대규모의 연구동 실험동등을 짓고 첨단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세기의 무한경쟁시대를 앞두고 기술 확보가 경쟁력과 기업생존의 관건이 되면서 기업마다 막대한 투자금을 챙겨들고 대학으로, 지방으로, 해외로 「기술사냥」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남대희 기자>

◎톱 싱크탱크/현대그룹 심현영 종합기획실장/국내최대 1조5,000억 투자 계획/“생산설비·신소재 개발에 전력”

현대그룹이 계획하고 있는 금년도 기술개발투자액은 총1조5천억원으로 국내그룹 가운데 최대규모다. 현대그룹의 중장기경영전략을 총괄지휘하고 있는 심현영 종합기획실장은 『현대그룹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생산설비와 신소재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가 역점을 두고 있는 기술개발분야는 무엇입니까.

『크게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제품기술개발이고 다른 하나는 생산설비 즉 자본재개발이지요. 제품기술개발은 자동차 가전등 최종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기술개발을 의미합니다. 반면 자본재개발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계 또는 기계를 생산하는 기계를 개발하는 것이지요. 현대는 앞으로 생산설비(자본재)개발에 역점을 둔다는게 기본전략입니다』

―정부의 자본재개발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방향을 아주 잘 잡은 정책입니다. 앞으로 한국경제가 도약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자본재개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본재개발은 무역수지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자본재개발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자본재개발이 촉진될 수 있도록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행정규제를 실질적으로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봅니다』

―자본재개발에 있어 경쟁력이 있는 분야는.

『현대의 경우 석유화학 정유설비등이 아주 유망합니다. 각종 플랜트수출도 경쟁력이 있지요. 자본재시장은 내수도 크게 확대되고 있지만 중국 동남아등 해외시장도 아주 큽니다』

―기술개발에 있어 가장 취약한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합니까.

『신소재 분야지요. 선진국이 기술이전을 가장 기피하는 분야가 바로 신소재개발입니다. 어렵더라도 자체 개발 할 수밖에 없습니다』<이백만 기자>

◎1분 코멘트/“멀티미디어는 무한한 가능성과 미래산업의 기반”

『국민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출은 공동체의식과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생산적 투자다』­김영삼 대통령 (12일 세계화추진위원회서)

『미디어시대에 대비하자. 멀티미디어는 무한한 가능성과 미래산업의 기반이다』­구본무 LG그룹회장(13일 임원월례회의서)

『한전의 원전 건설 기술자립도는 현재 95%수준이다. 어느나라도 원전 기술자립도가 1백%에 달하는 곳은 없다. 한전의 기술수준이라면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이종훈 한전사장 (14일 경수로관련 기자회견서)

『책임질 것을 두려워 해서 정확한 보고를 소홀히 하는 사람은 가차없이 처벌할 것이다. 그러나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해서 업무처리를 했는데도 부실이 발생했다면 최대한 관대하게 처분할 것이다』­박형수 광주은행장(15일 취임식서)

『북미간 경수로공급협정 문제가 마무리되면 남북한간 대화는 불가피하며 남북대화가 시작되면 남북경협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경제인들은 기업이익도 중요하나 민족 전체이익을 고려하여 정부와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나웅배 통일부총리(15일 대한상의초청 강연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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