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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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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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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 시대를 청산케했던 필리핀의 86대선때였다. 마닐라에 몰려든 24개국 4백여명의 외국언론인들을 위한 프레스센터입구엔 두개의 자그마한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필리핀의 영광스런 민주화를 직접 확인하십시오」「양심과 양식을 잃지않은 민주시민의 모습을 보십시오」. 한 대학생서클이 걸어 놓은 것이었다. 필리핀대 학생들이 주축이 된 이 서클은 이어 「부모에게 편지쓰기」와「시민에게 리본달아주기」등의 공명선거 캠페인도 벌였다. ◆특히 리본은 학생들이 집에서 색깔있는 헝겊에 구호를 직접 적었기에 색다른 인상과 친근감까지 주는 것이었다. 「3G(GUN 총·GOON 폭력·GOLD 돈)를 추방합시다」「양심만은 잃지 맙시다」등의 내용이었다. 이같은 학생들의 노력이 필리핀의 민주선거혁명성취에 크게 공헌했다는 게 후일담이다. ◆전남의 20여개 국민학교 어린이들이 도선관위의 「부모께 공명선거 편지쓰기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어른들은 선물과 돈봉투를 주는 사람을 찍는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이런 후보들은 마음이 더러워 당선후에도 어른들을 속일게 틀림없어요』등등의 내용을 편지로 띄우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10여일 앞두고 4백여명의 후보가 각종 선거법위반으로 당국의 내사를 받고 있고 금품제공등 탈법이 난무하는데도 단속부서는 대상인원과 지역이 광범위한데다 위법사례가 계속 늘고 있어 역부족임을 실토하고 있다고 한다. 어린 자녀들의 편지보기가 정말 부끄럽다. 자녀교육을 위해서도 모두가 양심만은 잃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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