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색비난에 박 “무시” 대응정치의 세계가 무상하다는 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적과 동지 사이를 오가던 박찬종 서울시장후보와 김동길 자민련고문의 관계가 다시 악화일로다. 김고문이 박후보의 경쟁자인 조순 민주당후보편에 서서 박후보를 집중 공격하기 때문이다.
김고문은 지난 15일 평양제2중학 동창인 조후보에 대한 지원유세에서 『박후보는 얼굴만 뻔질하지 믿을 수가 없더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김고문은 또 『박후보는 서민들의 식당외상값부터 갚아야 할 것』이라고 말해 박후보의 「깨끗한」 이미지에 직격탄을 쏘았다.
이에 대해 박후보측은 『신민당사태때문에 그러는 모양』이라며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아예 무시해 버렸다.
김고문과 박후보의 뿌리깊은 악연은 지난 91년11월부터 시작됐다. 각각 낚시론과 세대교체론을 주장하던 두 사람은 「두김시대청산」이라는 공동목표아래 처음 손을 잡았다. 이들은 각자의 조직인 태평양시대위원회와 정치개혁협의회를 통합키로 선언했으나 김고문이 92년1월 국민당과 통합을 선언하는 바람에 갈라섰다.
곧이어 실시된 14대총선에서 김고문을 비롯한 국민당이 돌풍을 일으킨 반면 박후보가 창당한 신정당은 참패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대선결과는 반대였다. 1년여의 조정기를 거친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다시 손을 잡고 국민당과 신정당의 통합을 선언했다.
그러나 두사람의 동지관계는 오래 가지 않았다. 통합신민당의 차기대권후보와 당권을 놓고 갈등을 겪던 두사람은 지난해 12월16일 대표직을 공동사퇴해 상처뿐인 동지관계를 청산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다시 적으로 만났다.<김광덕 기자>김광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