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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등 일제시기·해방직후 우리문학 재조명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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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등 일제시기·해방직후 우리문학 재조명 활발

입력
1995.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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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의 친일문학은 그릇된 국가주의서 비롯”/근대민족 국가 수립 집착이 친일의 논리로 이어져/“김동리 순수문학은 좌파배격 반공문학불과” 분석도문예지, 문학단체들이 해방 50주년을 맞아 일제시기와 해방직후의 우리 문학을 집중적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당시 주도적으로 활동했던 인물을 중심으로 친일문학과 순수문학을 비판적으로 재평가하는 이 작업들은 지난 시절 문학계에서 저질러진 오류를 검토하면서 민족문학의 나가야 할 방향을 탐색하고 있다. 주로 거론되는 인물은 춘원 이광수와 김동리이다.

민족문학작가회의가 17일 하오 3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민족예술인총연합 강당에서 「항일문학과 친일문학의 비교 검토」를 주제로 여는 정기심포지엄에서는 이광수의 친일문학관이 재조명된다. 이경훈(연세대강사)씨가 「이광수의 항일문학과 친일문학―상하이 「독립신문」소재 논설들과 내선일체론을 중심으로」를 주제발표하고, 김봉우 민족문제연구소장, 교원대 김철 교수, 문학평론가 신승엽씨가 토론을 벌인다.

이씨는 발제문에서 『춘원의 항일과 친일은 표면적인 이항대립의 배후에 놓인 어떤 일관성을 보여주는 면이 있다』며 항일시기 춘원이 보였던 국가에 대한 충성, 근대민족국가 수립에 대한 집착등이 그대로 친일의 논리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한민족 지배는 다섯가지 그릇된 생각에 바탕하고 있다는 「일본의 오우상」을 독립신문에 발표할 때나, 무력으로 집권할 경우 끊임없는 독립운동과 국제적 연대의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던 그의 생각이 대동아공영권 안에서 한국인과 일본인이 진정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바뀐 데는 춘원의 그릇된 근대화, 국가주의가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춘원의 내선일체론의 구조를 ▲모화사상과 주체성(국수주의)의 대립 ▲전통을 말살하는 유교와 전통적인 불교(신도)와의 대립 ▲일본과의 혈연적 문화적 관계 ▲일본을 통한 전통성의 확인 ▲근대적 민족개조를 목표로 황민화를 통한 근대국가 일본에로의 민족적 동화로 설명한다.

실천문학 여름호는 「해방기 순수문학론 비판」을 제목으로 김동리의 비평활동을 재검토한 덕성여대 류양선(국문과) 교수의 글을 싣고 있다. 류교수는 1939∼40년 세대―순수논쟁을 시작으로 78년 사사논쟁까지 이어진 김동리의 비평활동을 점검하면서 김동리가 주장한 「순수문학」이 「반공문학」과 「김동리문학」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류교수는 해방기 우익문학단체 조선청년문학가협회의 초대 회장을 맡으며 좌파문인들을 열성적으로 공격했던 김동리의 순수문학론이, 순수문학→문학정신→인간성 옹호→휴머니즘→민족단위의 휴머니즘→민족정신→민족문학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순수문학과 민족문학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논리적 비약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민족의 시대적 현실이 빠진 김동리의 허구적 순수·민족문학론을 비판하고 있다.

김동리는 민족문학사연구소가 반년마다 내고 있는 「민족문학사연구」 제7호에서도 재조명되고 있다. 국문학자 이현식씨는 「해방 직후 순수문학논쟁연구」라는 글에서 김동리가 순수문학의 논리로 주장했던 「인간성 옹호의 본령정계」 「제3세계관」 「생의 구경적 형식」등을 김병규, 김동석, 조연현등과의 논쟁을 중심으로 살폈다. 이 책은 또 「해방 직후의 민족문학운동」이라는 특별좌담을 통해 친일문학 연구방향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해방후 3년간의 문학논의와 창작성과, 문단의 재편과 분단문학의 성립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정리하면서 해방의 미완성, 이와 결부된 민족문학의 문제를 점검하고 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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