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줄리안 반즈의 「플로베르의 앵무새」 출간/전통작법탈피 포스트모더니즘 대표작 꼽혀영국작가 줄리안 반즈(49)의 화제작 「플로베르의 앵무새」(신재실 옮김·동연간)가 번역돼 나왔다. 유럽문단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손꼽히는 이 소설은 프랑스소설가 귀스타브 플로베르(1821∼80)가 작품 「순박한 마음」을 쓰면서 영감을 얻기 위해 그의 책상 위에 두었다는 박제 앵무새를 확인하러 나서는 한 퇴역의사의 5일간의 여정을 대강으로 하고 있다.
연관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전통적 소설작법에서 크게 벗어난 이 작품은 발표 당시부터 실험적인 소설로 주목받았다. 플로베르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한 전체 15장의 개별적인 이야기들이 화자 제프리 브레이스웨이트가 성적 충동으로 외도를 한 부인 엘렌을 마담 보봐리에 빗대어 회상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픽션의 요소가 거의 없다. 2장에서 플로베르의 연보를 사실적인 시각으로, 개인적인 비극에 초점을 맞추고, 또 삐딱하게 보는 방식으로 각각 내용을 달리해 3번 적어나가고 있다든지 3장과 6장에서 문학비평에 대한 비판적 생각을 플로베르와 연관시켜 전개시켜 나가는 것들은 이 작품을 소설로서 보기 힘들게 만든다.
플로베르의 인생과 문학을 이해하려는 화자의 행동을 통해 플로베르와 문학일반에 대한 풍부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지만 작가는 이 여행을 통해 「과거는 본질적으로 포착할 수 없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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