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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받았나”에 북 대표 말흐려/북미 준고위회담 정부·현지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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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받았나”에 북 대표 말흐려/북미 준고위회담 정부·현지표정

입력
1995.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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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미 대표 전격합의 발표 보도진 어리둥절/정부,클린턴 친서 공개 등 사전에 치밀한 조치정부는 13일 상오부터 청와대의 클린턴미대통령 친서공개, 공노명 외무장관의 성명발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긴급집행이사회 소집과 기자회견등 이번 북·미회담에서 우리측 입장이 관철됐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치밀하게 짜여진 조치들을 취했다.

이같은 조치들은 지난10일 갈루치대사와 로드차관보가 내한했을 때부터 사전에 준비됐던 것으로 지난12일 밤의 안보정책 조정회의는 이를 최종점검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후문.

10일의 한미협의에서도 청와대와 통일원, 외무부등은 각각 대미설득의 역할을 분담해가며 외교안보팀이 모처럼의 팀워크를 과시했다는 평.

○…로버트 갈루치 미핵대사등 한·미·일 3국대표는 이날 하오 KEDO 긴급집행이사회를 마친뒤 공동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갈루치 대사는 『합의도출을 위해 그동안 수많은 장벽을 넘어야만 했다』며 고충을 토로하면서『무엇보다 한국형경수로와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 명시된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갈루치 대사는 이어『앞으로도 북·미연락사무소개설문제등 넘어야할 산들이 산재해 있다』며 『특히 제네바 기본합의문의 궁극적인 결실을 위해 필수적인 남북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타결 소식이 전해진 이날 상오 이홍구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공 외무장관으로부터 타결에 대한 보고를 받고 후속 대비책을 중점 논의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번 경수로협상 타결에 따른 남북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

이 총리는 『대단히 어려웠던 협상이 한 고비를 넘기고 이제 동의절차만 남았다』며 『이번 합의문 초안에는 비록 간접적이지만 한국형 및 한국의 중심적 역할이 관철됐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고 언급.

○…이에 앞서 공 장관은 콸라룸푸르합의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이번 합의는 어느 한쪽의 항복문서가 아니고 외교협상의 산물이라는 점을 알아달라』면서『원하는 것이 다 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늘 얘기하던 한국형과 한국의 중심적 역할은 관철됐다』고 강조.

그는 또 추가비용부담문제와 관련, 『부지조사 및 정리비용은 경수로공급범위에 포함되지만 통상적인 수준이상의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이미 누차 밝혔다』고 단언.<홍윤오 기자>

○…북·미 양측은 이날 하오 5시(현지시간)부터 미대사관에서 공동합의문을 발표한뒤 각각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3주넘게 진행된 회담을 최종적으로 마무리지었다. 토머스 허바드 미측 수석대표가 발표문을 읽어나가는 동안 김계관 북측 수석대표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 이를 경청했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대표는 『이번 합의는 북·미 쌍방의 공동노력의 산물』이라고 평가한뒤 『우리는 북·미간 제네바 기본합의를 앞으로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합의문발표가 15분만에 끝난뒤 북한대사관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대표는 『한국형경수로를 수용했느냐』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말꼬리를 흐리면서 『어느나라의 설계 및 기술이냐가 중요하다』는 말만을 되풀이했다. 김 수석대표는 기자회견 과정에서 한번도 이 경수로가 「미국형」임을 주장하지 않아 북측의 입장이 다소 위축됐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이에 앞서 12일 밤 북한대사관에서 수석대표 비밀회동을 마친 허바드대표는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양측이 문안에 합의했다. 앞으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합의내용을) 발표할 지는 본국정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어둠 속에서 회동결과를 기다리던 보도진들이 어리둥절해 하자 그는 『우리는 합의를 했으며 내일 자기 나라로 돌아가기로 했다. 우리는 각자 본국정부와 협의할 것이며 미국은 한국 일본과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콸라룸푸르=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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